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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신정택 회장 행보를 보며 /최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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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5-09 19: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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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본지를 비롯한 부산지역 신문 정치면에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과 서의택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이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선거 예비후보와 나란히 손을 치켜들고 찍은 사진이 실렸다. 신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부산 경제계의 거물급 인사다. 연 매출 7000억 원이 넘는 세운철강을 손수 일군 그는 제19대와 20대 부산상의 회장을 지냈다. 현재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기도 하다.

지역의 대표급 경제인들이 역대 부산시장 선거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설령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있더라도 뒤에서 보이지 않게 도와주는 정도다. 또 기업인들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기업 경영의 불이익을 우려해 유력 후보 모두에게 적당히 줄을 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당선 가능성이 있는 모든 후보에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신 회장이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서병수 시장을 제치고 일찌감치 오 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해, 부산경제살리기특위 위원장까지 맡은 것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오 예비후보 캠프는 신 회장의 공개 지지에 적잖이 고무된 것으로 보인다. 오 예비후보가 속한 더불어민주당과 현 집권 세력은 줄곧 노동자 친화적인 정책을 펴왔다. 사용자에 해당하는 경제인들은 심정적으로 민주당에 어느 정도 거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신 회장의 합류가 더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 오 예비후보 캠프는 신 회장의 합류로 더 많은 경제인이 뜻을 함께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신 회장은 선이 굵은 호방한 성격에, 주변을 잘 챙겨 평소에도 따르는 후배 경제인이 많다. 신 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도 오 예비후보 캠프의 2030엑스포유치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장 회장은 지난 23대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소장파의 대표 자격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가덕도 신공항의 불씨를 지핀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상의 회장 재임 시부터 자신의 사재를 털어가며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올인하다시피 해왔다. 오 예비후보 측은 서 시장 측의 김해공항 확장 불가피론에 맞서 가덕 신공항 재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채택했다. 신 회장의 오 예비후보 지지는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신 회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서 이사장은 가덕도신공항추진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서 시장과 오 예비후보는 신공항 재추진 여부를 두고 끝장토론을 열기로 하는 등 이 문제가 유권자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신 회장의 행보를 지켜보는 자유한국당 소속 서 시장 측의 마음은 편할 리 없다. 4년 전 선거에서 신 회장이 서 시장 캠프의 명예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서 시장 측은 표면적으로는 애써 별문제 없다고 한다. 상당수의 유력한 지역 경제계 인사들이 소리소문 없이 자신들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서 시장 측의 주장이다.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경제인들의 지지세가 오히려 상대 진영보다 더 두텁다는 것이다. 서 시장의 핵심 측근 인사는 “지역 경제계의 많은 원로급 인사가 서 시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경제계의 괜한 분열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는 말로 불편한 속내를 대신했다. 서 시장도 10일부터 본격 선거전에 뛰어든다.
이른바 돈 안 드는 선거가 정착되면서 재력가인 경제인들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음성적인 선거 자금이 필요 없어지면서 경제인들의 캠프 내 역할도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회사의 사장이나 말단 직원이 같은 한 표인 것을 생각하면 표가 많은 노동자 혹은 일반 서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력 경제인들은 재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지역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여론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도 있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치러진다. 지역 경제인들의 표심이 부산시장 선거에서 어떻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벌써 관심이 뜨겁다. 신 회장의 선택이 그가 줄기차게 역설해 온 가덕신공항 재추진으로 이어질지도 이번 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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