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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마음껏 운동할 수 있게 하라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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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전지훈련 취재차 일본 가고시마를 방문했을 때다. 가모이케 구장으로 이동하던 중 ‘깡’하는 타구음에 이끌려 발길을 옮겼다. 그곳에선 초등학생 리틀야구 경기가 한창이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어린 학생들이 규격을 갖춘 정식 야구장에서 시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가고시마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야구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건 더욱 놀라웠다. 인구 60만 명의 중소도시인 가고시마에는 이곳 외에도 언제든지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구장이 32곳이나 더 있다고 했다. 소프트볼 구장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다.

야구장뿐 아니다. 저녁 시간 도심에 위치한 체육관은 운동을 즐기는 인파로 가득 했다. 배드민턴부터 유도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며 땀을 흘렸다. 실내 테니스 코트의 경우 시간당 이용료가 100엔(약 1000원)에 불과하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앞선 야구장과 마찬가지로 실내 테니스장도 정식 규격을 갖추고 있었다. 실외 테니스 코트는 아예 무료였다. 학교 체육관은 방과후 운동 공간으로 변신했다. 야간에 개방하는 학교 체육관이 150여 곳에 달했다. 사실상 가고시마의 모든 학교 체육관이 시민들에게 문을 활짝 연 셈이다.

6년 전 기억까지 끄집어낸 건 부산의 아마추어·생활체육 시설의 기반이 너무 취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신문의 ‘이젠 1인 1스포츠클럽 시대’ 기획시리즈 취재를 위해 부산의 종목별 동호회를 찾을 때마다 동호인들로부터 듣는 말은 한결같았다. “제대로 된 연습장이나 경기장이 없어 운동을 하기 어려워요. 100세 시대에 체육 인프라가 진정한 복지의 출발점인데….”

부산은 ‘야구의 도시’로 불리지만 정작 사회인야구 또는 리틀야구 경기장을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어렵사리 구장을 구한다 하더라도 비싼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하루 사용료가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곳도 있다. 배드민턴·테니스·탁구를 즐기기 위해 체육관을 빌리는 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각급 학교의 체육관이다.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사랑받는 가고시마와 달리 부산의 학교 체육관은 시민들과 ‘벽’을 쌓고 있다. 지어만 놓고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방치하고 있는 곳이 부지기수다. 안전사고 위험이 있고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동호인들은 “체육관을 시민에게 개방하면 훨씬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면학 분위기를 해치기는커녕 오히려 학교 폭력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고 항변한다.
‘100세 시대’에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운동은 필수다. ‘스포츠가 복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켜야 중앙·지방정부의 복지비 지출도 줄어든다. ‘건강 사회’로 나아가는 첫 번째 선행 조건은 제대로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6·13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각 후보자는 벌써부터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에게 비교적 쉽게 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감히 조언한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집이나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구축하라고 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우리 동네 희망 공약’ 게시판에 올라온 국민 제안 가운데 대다수가 ‘생활 공약’(국제신문 17일 자 1·3면 보도)이었다는 사실을 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스포츠부 차장 Jjunny9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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