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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사직동 홈플러스 주차료 활용법 /안인석

경기날마다 주차전쟁, 다시 무료화 어렵다면 마트의 늘어난 매출 일정 금액 기부받아 교통난 해소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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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사직구장 일대에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롯데 야구 때문이려니 했겠지만 실상 대란의 이유는 딴 데 있었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이 지난달부터 주차장을 유료화했기 때문이다. 롯데 성적이 바닥을 칠 때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관중이 늘자 주차대란이 표면화됐다. 야구팬들과 인근 주민들은 2004년 이후 줄곧 무료 개방하던 주차장을 느닷없이 유료화했다며 불만을 터트린다. 더욱이 주차장을 유료화하고도 마트 측의 서비스는 전혀 나아지지 않아 원성이 높다.

홈플러스가 내세우는 유료화 논리는 일견 일리 있다. 주차장 내 장기간 방치된 차량 때문에 고객이 주차공간을 찾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또 지난해 사직종합운동장 내 주차장이 유료화됐는데, 이곳만 무료 개방하니 차량이 몰려 주차난이 극심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닐 텐데 새삼스럽게 유료화한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5만 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만 있으면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지만 혹시 주차만 하는 야구팬들을 막으려는 ‘용심’은 아닌지, 주차요금으로 돈벌이는 하려는 속셈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당장 불편한 시민들은 주차요금 징수를 철회하라고 요구한다. 애초 이곳은 2002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아시아드주경기장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만들었다. 당시 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홈플러스가 600여억 원을 투자해 주차장 1900면이 딸린 대형 매장을 지었다. 홈플러스는 그 대가로 50년간 매장을 무상 사용할 수 있는 실시협약을 맺고 2003년 7월 개장했다. 민간이 건물을 지어 운영하는 민간투자 사업이지만 땅 주인은 부산시다. 그러니 주차비 무료화 정도는 당연한 요구이지 않을까.

그런데 말이다, 양측이 체결한 협약을 들여다보면 시에는 주차장에 대한 아무런 권리가 없다. 시가 홈플러스 측에 허가를 내준 주 사업은 주차장이고 대형마트는 부대시설이다. 사업자에게 허가를 내준 이상 이래라저래라 할 처지가 못 된다는 거다. 몇 년 전 이런저런 특혜가 문제가 돼 협약을 새로 하라는 요구가 거세지자 시가 재협상에 나서 협약 기간을 44년으로 줄이기도 했다.
이런 협약 때문에 시민을 위해 만든 공간에서 기업이 돈만 챙겨도 손쓸 도리가 없다는 건 문제다. 홈플러스 측은 영수증만 있으면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주차비로 나가는 돈이나 주차비를 대신할 요량으로 쇼핑하는 돈이나 주머니에서 나가는 건 매한가지다. 오히려 필요 없는 쇼핑을 할 수도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마트 측은 요지부동인 모양이다. 그래서 말인데, 주차장 유료화를 되돌리기 어렵다면 그걸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홈플러스가 주차장 유료화로 얻는 이익을 돌려받아 부산의 교통문제 해소에 쓰자는 거다.

부산시는 대중교통정책 방향을 자가용 억제 쪽으로 잡고 있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도입한 것도 이 정책의 일환이다. 대중교통 이용을 쉽게 할 테니 자가용을 자제하라는 게 골자다. 시가 사직종합운동장 내 주차장을 유료화한 것도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의도다. 사직구장 인근에는 도시철도 3호선 종합운동장역과 사직역이 있다. 사직구장까지 도보로 넉넉잡고 10분이면 충분하다. 1호선 교대역에서는 마을버스도 다닌다. 야구 보러 가는 길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실제로 경기가 끝난 뒤 중앙대로 쪽으로 걸어 나오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사직구장 주변의 상인들은 상권이 살아나 반길 것이고, 인근 주민들은 교통대란을 피할 수 있다.

홈플러스가 돈을 벌려고 주차장을 유료화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주차비로 얻은 이익은 부산시민에게 돌려주는 게 마땅하다. 마트 측은 주차비로 버는 돈은 얼마 안 된다고 할 것이다. 단순 계산해보자. 경기가 있는 날 야구 때문에 주차하는 차량이 1000대쯤 된다고 치자. 절반인 500대가 주차비 대신 5만 원어치 쇼핑을 한다고 가정하면 마트의 매출 증가분은 2500만 원이다. 롯데의 사직 홈경기가 한 시즌에 70경기쯤 되니 일 년이면 17억5000만 원이다. 주차비 5000원을 내는 고객도 있다. 또 야구 보러 왔다가 마트에 들러 쇼핑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 중 일정액을 환원하라는 거다. 여기에다 홈플러스가 시에 매년 내는 기부금을 보태면 적지 않은 재원이 마련된다. 몇 년 전 여론에 떠밀려 재협상에 나선 시가 기부금을 공시지가의 정률로 받기로 하면서 이 액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아시아드점 매출은 전국 점포 중에서도 상위권에 든다. 고작 600억 원을 투자한 민간사업자에게 50년이라는 운영 기간을 설정한 것 자체가 특혜 아닌가. 시민이 뜻을 모은다면 주차비 환원이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편집국 부국장 dol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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