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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네이버와 권력 /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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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5-30 19:38:59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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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연루된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포털 공룡 네이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네이버는 1997년 창업한 이래 현재 검색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국내 1위 포털 기업이다. 1997년 3월 이해진 등으로 구성된 삼성SDS의 사내 벤처에서 ‘웹글라이더’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998년 1월에 분리됐다. 1999년 네이버컴㈜을 설립하고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0년 ㈜한게임커뮤니케이션 등을 인수하고 이듬해 NHN㈜으로 이름을 바꿨다. 2013년 게임 산업을 분리하고 네이버㈜로 사명을 달리했다. 라인 스노우 웹툰 등이 네이버의 관계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조678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3월 현재 종업원 수는 3050명이다.

네이버가 포털시장을 독점하면서 여러 가지 폐해가 나타났다. 온라인 여론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검색 순위를 조작했다는 의혹에서 골목상권마저 집어삼키는 탐욕까지 한국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저작권 위반을 방조한다는 부분이다. 기사 지식 블로그 사진 등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자행된다.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보도를 보면 권력자가 요구하면 실검에서 민감한 검색어를 빼거나 올렸다. 영향력은 큰 데 조작을 하니 여론이 왜곡되는 것이다.

필자가 지난해 국제신문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할 때 네이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아무리 좋은 기사를 써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상 상위 4개 기사에 포함되지 않으면 기사는 읽히지 않는다. 심지어 본지 기사를 표절한 기사가 상위에 배치되는 모순을 수없이 봐 왔다. 본지 기사를 요약해 놓고 사진 하나 붙인 기사가 더 대접을 받는 게 네이버의 생태계다. 네이버에 이를 항의하면 며칠이 지나도 답이 없다. 잘해야 수일 지나 처리된다. 일초가 급한 온라인 세상에서 너무도 느린 조처다. 차라리 해당 언론사에 항의해 기사를 내리는 게 빨랐다.

이러니 표절과 어뷰징 기사가 판을 치는 것이다. 공을 들여 좋은 기사를 써봤자 표절한 기사보다 클릭을 받지 못하니 누가 어렵게 좋은 기사를 쓰겠나. 네이버는 이렇게 진짜 기사와 가짜 기사를 구분하지 않는다. 반면 구글은 진짜 기사를 대접한다. 나름의 알고리즘으로 가짜를 걸러낸다.

언론도 이런 현상에 한몫했다. 힘들지만 정당한 싸움을 해야 했다. 일부 언론이 그동안 네이버에 대항해 이런 문제점을 시리즈 기사로 저항했지만 그때뿐이었다. 결국 이 언론사도 네이버에 항복하며 그들이 만든 세상으로 들어갔다. 언론은 이런 행태를 비판하면서도 네이버에 뉴스를 제공하고 전재료를 받았다. 현재 네이버의 가두리에 갇힌 인링크 언론사 124곳은 1년에 700억 원 수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의 이런 달콤한 제안에 젖어 한국 언론이 왜곡되는 것에 눈감은 것이다.

필자는 온라인 공룡 네이버 관계자들을 대할 때 검찰을 취재할 때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업무를 알아보려고 전화를 해도 담당자들이 잘 받지 않는다. 메일을 보내면 며칠 지나 회신이 온다. 이런 서비스에 항의하면 자체 규정을 들먹이며 똑같은 답만 되풀이한다. 언론사가 이럴진대 일반기업은 어떤 대접을 받겠는가. 검색어에 자기 업소가 걸리게 하려면 많은 돈을 줘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관검색어 역시 마찬가지다.

과학 기사를 자사의 인터넷 언론 웹사이트에 올렸는데 이를 그대로 베낀 네이버 블로그 글이 검색 결과 상단에 배치됐다며 억울해하는 언론계 선배를 최근 만났다. 네이버 자체 신고 시스템에 이를 알려 바로잡기를 바랐지만 며칠 동안 답장조차 오지 않는 네이버를 향해 그 선배는 독설을 쏟아부었다. 네이버 블로그를 활성화하려고 절도나 다름없는 행위를 방치한다는 것이다.
드루킹 댓글 사건을 계기로 이제는 포털 공룡을 규제하는 법이 제정돼야 한다. 최근 한성숙 대표가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이미 비대해진 공룡 스스로가 개혁하기를 바란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언론사 위에 군림하는 네이버를 방치한다면 앞으로 여론 조작과 이로 인한 피해를 더욱 막기 힘들다. 적어도 뉴스 장사만은 막아야 한다. 생산자인 언론사는 뒷전이고 유통자인 포털이 군림하는 세상은 사회 정의와도 맞지 않다.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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