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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뒷돈거래’ 뿌리 뽑자 /배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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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넥센 히어로즈가 트레이드 과정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승인을 받지 않고 ‘뒷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10개 구단이 실토한 총액만 131억5000만 원에 이른다. 넥센이 소위 ‘선수장사’를 한다는 공공연한 비밀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부터 “더는 야구를 보지 않겠다”며 등 돌린 팬도 생겼다.

넥센에 뒷돈을 가장 많이 건넨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41억 원)이다. 2010년 황재균·고원준 영입 당시 39억 원에 올해 1월 채태인을 ‘사인 앤 트레이드’ 하면서 2억 원을 지급했다. 전직 롯데 인사는 “당시 시장에 나온 넥센 선수를 먼저 잡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넥센은 과거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재창단했다. 당시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는 부족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선수 판매에 나섰다. 2009년부터 4건의 현금 트레이드가 KBO 승인을 받았다.

넥센은 비난이 빗발치자 “추가 현금 트레이드는 없다”고 발표했다. 거짓말이었다. 올해까지 단행한 23건의 트레이드 중 절반 가까운 12건에서 현금이 오갔기 때문이다.

손쉬운 전력 보강을 위해 넥센과 뒷거래를 한 나머지 8개 구단(SK 제외)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넥센이 내민 계약서만 믿고 트레이드를 승인한 KBO에게도 책임이 있다.

이번 사태는 가장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계의 신뢰도 무너뜨렸다. 이제 공은 KBO에 넘어갔다. 과거의 잘못을 단호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트레이드나 FA·외국인 선수 영입 과정에서 투명성을 더할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KBO에 제출하는 서류를 보완하고 승인 과정도 철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올해부터 공인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 만큼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선수와 에이전트 사이의 분쟁도 생길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뒷돈’ 거래에 철퇴를 가한다. 해외 유망주 계약 당시 이면계약을 한 존 코포렐라 애틀랜타 전 단장은 영구제명됐다. 그 여파로 배지환(현 피츠버그)을 비롯한 유망주들의 계약이 취소되기도 했다. 과거에는 트레이드 과정에서 선수의 부상 상태를 숨긴 상대 구단의 단장에게 직무정지 제재를 한 적도 있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다. 승부 조작부터 성폭행·음주 운전·금지약물 복용까지. 당사자들은 ‘소나기’가 그치길 기다렸다가 슬그머니 현장에 복귀했다. 이번에도 KBO가 ‘뒷돈 트레이드’ 연루 구단에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면 팬들의 신뢰도 함께 떠날 것이다. KBO의 읍참마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부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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