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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와 중국 /신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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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6-13 22: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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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적대 관계에 있던 미국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7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나 관계 개선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하겠지만, 발표된 합의문에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와 검증에 관한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북한의 비핵화와 미북, 남북 간의 관계개선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에 매우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당사자인 한국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도 향후 전개될 상황에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증대시키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정세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고리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중국과 일정한 거리를 둘 가능성을 내심 우려하는 게 사실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가능하면 북한을 통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이나 주한미군 철수 등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중국이 두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 시 단계적이고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비핵화라는 북한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나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싱가포르행 항공편을 제공하는 등 북한과의 협력과 공조에 공을 들여온 것은 이런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아울러 회담 직후 중국이 북한을 의식하여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나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북한이 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한다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조정돼야 한다고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일 것이다.

이번 미북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회담 직후 이를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는 다시 말해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로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입장을 반영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대체로 종전선언, 북한의 비핵화, 평화협정 체결과 대북 경제협력으로 본다면, 아직 종전선언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시작되지도 않은 현시점에서 향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교섭이 언제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적어도 향후 평화협정 교섭에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의 참여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회담 종료 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에 한미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 종전선언 이후 평화체제 구축과정에서 유엔사 해체는 물론 주한미군 나아가 한미동맹의 존재 이유에 대한 논쟁이 전면에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에서 시작해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이며, 그것이 바로 중국이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도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는 앞으로 적지 않은 변수와 진통이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평화협정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종전선언 이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한국의 안보는 어떻게 보장될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현재 주한미군의 성격을 재정립하여 계속 주둔케 한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중국은 물론이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동의할지도 불확실하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에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참여하는 집단안보체제 구축도 거론되지만 전례가 없어 그 실효성에 대해서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앞으로 남북분단을 전제로 새롭게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과연 한국의 안보를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도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남북협력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에 이끌려 한국의 안보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미국, 중국, 일본 등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나가는 한편 우리 자체의 안보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서대 석좌교수·중국연구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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