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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가덕도 신공항을 어찌 할꼬 /안인석

오거돈 새 부산시장, 가덕 신공항 재추진…숙고하고 숙고해야

그래도 건설 결론 땐 올인 자세로 임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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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제멋대로 하는 부산’ ‘오거돈, 가덕도 신공항 경거망동’ ‘5개 단체장 합의 깨고 김해공항 확장 저지 움직임’….

지난 21일 자 대구지역 일간지들의 1면 헤드라인이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이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대구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생떼’ ‘오만함의 극치’라는 험한 표현을 써가며 오 당선인을 비난하고 있다. 잠잠했던 불씨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

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 때만 하더라도 설마 하던 대구여론은 오 후보가 당선되고 이를 공식화하자 야단법석이다. 대구시는 “영남권 5개 지방자치단체가 합의한 대구통합공항 이전과 김해신공항 확장을 부정하고 오 당선인이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면 영남권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가 대구통합공항(대구공항+K2 공군기지) 이전과 김해신공항 확장으로 결론 낸 것을 왜 다시 끄집어내냐는 것이다.

부산의 여론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안 될 게 뻔한데 왜 분란을 일으키냐는 반대론과 부산의 미래가 걸린 문제이니 다시 추진하는 게 마땅하다는 찬성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반대하는 쪽도 신공항이 부산의 미래를 담보할 먹거리로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 다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거다. 정치권 놀음에 속아 번번이 무산된 전력을 들며 시간 낭비라는 지적이다. 찬성하는 쪽은 신공항만이 부산을 살릴 수 있는 확실한 프로젝트라는 점을 꼽는다.

가덕도 신공항이 제대로 성사된다면야 반대할 부산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 지자체의 반발을 깡그리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영남권 5개 지자체의 합의를 불과 2년 만에 뒤집는 건 부산시의 신뢰성이 걸린 문제다. 결론 난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 국론만 분열시킨다는 여론도 부담스럽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신중한 입장이라고 한다.

명분이 없는 건 아니다. 현재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은 소음 문제로 김해주민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또 안전성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추후 확장성도 떨어져 동남권 관문 공항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24시간 안전한 관문 공항 건설을 약속했다. 김해신공항은 아직 공사에 들어간 것도 아니어서 기본계획 용역은 철회가 가능한 상태다.

오 당선인은 취임 일성으로 신공항 추진을 천명했다. 아주 힘든 길이 될 거다. 우선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같은 민주당 정권이라고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중앙부처 관료 중에는 가덕도 신공항이 왜 필요한지 이해 못 하는 이가 많다. 주변 시·도를 설득하는 것도 문제다. 김해나 경남도 울산시는 단체장이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유리하게 작용할 거다. 문제는 밀양과 대구·경북이다. 특히 대구통합공항이 걸린 대구·경북은 결사적으로 나올 게 뻔하다. 대구도 신공항을 얻었으니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대구가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단순히 가까운 곳에 공항을 두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처음엔 지리적으로 가까운 밀양 신공항을 지지했지만, 대구 신공항을 따낸 이상 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가덕도 신공항은 용납할 수 없게 된 거다. 이게 다는 아니다. 한 꺼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대구가 영남경제권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려는 속셈이 자리 잡고 있다. 대구는 내놓고 말은 안 하지만 대구통합공항을 남부권 항공물류 허브로 키우려는 욕심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침체한 대구권 경제를 도약시키려 한다. 만약 가덕도 신공항이 추진된다면 부산항과 연계한 수륙물류 경쟁력 측면에서 대구통합공항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들의 전략에 심대한 차질이 생긴다. 먹고사는 문제가 걸렸기 때문에 대구는 목숨 걸고 반대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도 저도 안 되면 밀양 신공항을 다시 들고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아무리 민주당 정부라 해도 대구·경북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국책사업을 쉽게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은 지난 두 차례 과정보다 훨씬 어려워 보인다.

오 당선인에 묻는다. 이런 모든 문제를 감수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인가. 세밀한 프로세스와 로드맵을 짜놓았는가. 자칫하면 신공항 논란에 발목이 잡혀 한창 일해야 할 취임 초기에 허송세월할 수도 있다. 치밀하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번에 실패하면 정말 끝이다.

한 번 더 심사숙고하시라. 공약이라고 다 지킬 필요는 없다. 그래도 해야겠거든 모든 걸 건다는 각오로 만반의 준비를 하시라. 신공항은 현실과 미래 사이의 위험한 줄타기다. 줄에서 떨어지면 오거돈의 4년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

편집국 부국장 dol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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