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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날계란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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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제주도지사 선거전에 뛰어든 원희룡 현 지사는 토론회장에서 느닷없는 봉변을 겪었다. 성산읍에 제2공항이 들어서는 것을 평소 마땅찮게 여기던 한 주민이 단상으로 올라와 원 지사에게 날계란을 던진 뒤 뺨을 때렸다. 가해자는 흉기로 자해까지 시도하는 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원 지사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으나 파장은 컸다.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날계란 투척이 의사표현의 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는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들도 피해갈 수 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 고문으로 있던 2001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서 노조원들이 던진 날계란을 맞았다. 또 대선 후보였던 2002년에는 전국 농민대회에서 연설을 하다가 비슷한 일을 당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7년 대선 유세 도중 의정부에서 군중석으로부터 날아온 날계란에 왼쪽 가슴을 맞은 적이 있다.

원 지사 사례 이후 잊힐 듯했던 날계란 투척이 한 달여 만에 다시 불거졌다. 이전과 다른 것은 대상이 정치인이 아니라 운동선수라는 점이다. 지난 달 29일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축구 대표팀에게 누군가가 날계란과 베개를 던졌다. 공교롭게도 투척물은 이번 대회에서 두 골을 넣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손흥민 선수의 주변에 떨어졌다. 비록 16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전 대회 우승국인 독일을 2-0으로 꺾어 그나마 밝았던 해단식 분위기가 이 때문에 한 순간에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여론은 비난 일색이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날계란을 얻어 맞을 정도로 엄청난 잘못을 했는가부터 평소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던 이들이 월드컵만 되면 대표팀을 헐뜯는 비이성적 행위가 과연 올바른가라는 의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근본 책임이 있는 대한축구협회를 향해야 할 화살이 애꿎은 선수들을 겨냥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놀란 반응을 보이기는 외신도 마찬가지다. 일부 외국인들은 출중한 기량을 갖추고도 자국민에게 푸대접을 받는 손흥민 선수를 향해 이참에 귀화해 병역문제까지 해결하라는 충고까지 하고 있다.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라지만 날계란 투척은 엄연한 불법행위이며 테러다. 하물며 그 대상이 대한민국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뛴 선수들이라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게 분명하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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