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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도시공원 일몰제와 갈맷길 /한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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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03 19:16:54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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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부산 광안리와 그 일대의 자연환경에 매료되어 지역에 정착한 지도 20년이 훌쩍 넘었다. 간단히 사연을 소개하면 이렇다. 사법연수원 1년 차인 1995년 11월, 당시 본가가 있는 울산에 자리 잡은 지청에서는 검찰시보를 받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울산에서 제일 가까운 부산 동부지청을 지원했다. 처음에는 울산과 해운대로 출퇴근만 하다 보니 부산 또한 그저 바다를 낀 도시 정도로 느껴졌다. 그러다가 운명처럼 아내를 만났고, 처가가 있는 광안리 쪽을 자주 오가면서 황령산, 광안리와 더불어 이기대의 해안 절경에 흠뻑 매료되었다.

결혼 후 군법무관 2년 차 때 다시 부산으로 발령받아 오게 되었다. 부산 시민이 되고 보니 감회가 또 남달랐다. 아침저녁으로 근처의 광안리 바닷가를 거닐었고 휴일이면 가족과 함께 인근의 황령산이나 이기대를 찾았다. 그리고 법관 임용을 앞둔 시점에서, 경제적인 사정과 아내의 권유도 있었지만 광안리와 일대의 자연을 계속 누리고픈 마음에 주저 없이 부산을 선택했다.

흔히 부산은 산과 바다를 아우른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라고 한다. 손에 닿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바다와 산을 두고 살 수 있다는 것은 자연이 내린 혜택이자 축복이다. 어린 시절 매일 석유화학단지에서 내뿜는 매캐한 연기를 마시며 학교에 다녔던 필자에게 집 근처에 바다와 산이 있다는 사실은 더욱 소중하게 다가왔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자연 그대로 놔뒀으면 하는 필자의 바람과는 달리 그동안 광안리 일대에는 우후죽순처럼 고층 건물이 난립하고 있고, 특히 황령산과 이기대에는 산 귀퉁이를 잘라내고 대형 건물이 들어서더니 현재 덩그러니 방치돼 있어 그곳을 찾을 때면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국제신문 6월 1일 자는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걷기 아시안게임’ 후 갈맷길이 토막 날 판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도시공원 일몰제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시설상 도시공원으로 지정만 해놓고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인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에서 풀어주는 제도를 말한다. 헌법재판소가 1999년 10월 지자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구 도시계획법 제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20년간 공원이 조성되지 않은 곳들은 2020년 6월 30일까지만 도시공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데서 유래된 명칭이다.

기사에 따르면 2020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되면 갈맷길 중 6개 코스, 13개 구간, 90곳 총면적 57㎢ 도시공원이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결국 갈맷길에 포함된 사유지는 부산시에서 매입해야 하는데, 전체 대상 90곳의 사유지를 매입하기 위해 5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나 부산시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의 사유지 매입비는 384억 원에 불과하다. 일몰제 대상 모든 도시공원을 지방채를 발행해 사들인 서울시처럼 부산도 획기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주장도 곁들였다.
바다와 산으로 어우러진 부산의 빼어난 자연환경을 걷기 코스로 만든 것이 갈맷길이다. 위 기사에 따르면 부산시에서 2009년 ‘걷고 싶은 부산’ 선포 이후 도시 곳곳에 ‘700리 갈맷길’을 9개 코스, 20개 구간, 총연장 278.8㎞로 조성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과 더불어 갈맷길은 이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부산이 자랑하는 최고의 관광 상품이 되었다. 소확행과 같은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이 소소한 행복을 위해 해안 절경을 끼고 걸을 수 있는 갈맷길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는 갈수록 늘어갈 것이다. 또한 내년 10월 ‘걷기의 아시안게임’으로 불리는 ‘아시아 걷기총회(ATC)‘가 부산에서 개최된다.

이렇듯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갈맷길이 가지는 정서적 가치, 고층 아파트 건립 등 난개발로 인한 부산의 녹지 부족 현상, 국제 행사 개최 등을 고려할 때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갈맷길이 토막 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시정과 구정을 책임진 지자체장들께서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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