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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혁신, 그것은 내가 변하는 것이다 /조갑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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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04 19:24:40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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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친구 녀석이 ‘나이 들어 청춘처럼 사는 것, 그것이 잘사는 방법이다’라는 글귀를 보내왔다. 2년째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참 고마운 일이고 대단한 정성이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밴드 등 각종 SNS를 통해 주옥같은 글이 수없이 들이닥친다. 그대로 실천만 되면 이 세상은 온통 행복투성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과 세상은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선각자에 대한 말씀을 읽고 선각자가 된 듯한 착각 때문에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이론으로 끝나버린다. 선각자의 말씀은 선각자가 한 행동, 즉 사건의 결과이다. 말씀은 사건을 정리해 놓은 것이지 사건 자체가 아니다. 악보는 연주가 되어야 음악이 되듯이, 말씀이 사건으로 구체화될 때 삶의 변화는 시작된다. 하지만 우리는 혁신에 대한 강의를 듣고, 혁신 관련 책을 읽으면서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혁신을 이루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혁신에 대해 얘기하고 토론을 하지만 여전히 혁신이 안 된, 혁신을 강조하는 주체로 남아 있다. 우리가 혁신을 이야기하는 목적은 혁신을 ‘하는 것’이다. 내가 혁신을 담당하는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이 기회에 나는 애창곡을 바꿔보기로 하였다. 그동안 라이너스의 ‘연’과 옥슨 80의 ‘불놀이야’를 30여 년간 줄기차게 불렀으니 참 어지간하였다는 생각에서다. 1년에 2, 3곡 새로운 노래를 배워보는 것도 소확행(小確幸)을 맛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소 엉뚱하지만, 올해 상반기 최고 히트곡 중의 하나인 ‘뿜뿜’이라는 곡으로 의기양양(?)하게 연습에 돌입했다. 1월 초에 발매된 걸그룹 ‘모모랜드’의 노래로 생각보다 리듬을 소화하기 쉽진 않지만 내 이야기를 새로운 ‘재미와 창의’로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어깨가 들썩인다. 아직 노래방에서 불러보진 않았으나 친구들을 놀라게 해 그들도 애창곡을 바꿔보게 하고 싶다. 누군가의 가슴에 작은 불씨를 지피는 것, 이런 게 혁신 아니겠는가!

그리고 변화와 혁신은 행운을 불러올 확률이 높다. 행운이라는 것은 ‘의도 밖의 사건’이다. 하지만 그냥 굴러들어오지 않는다. 행운도 일종의 결과이니 행운이라는 결과를 내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내 가슴속에 들어 있었지만 실천해보지 못했던 것을 행동으로 옮겨보자. ‘식당에서 부모님 연세쯤 되어 보이는 노부부의 밥값을 몰래 내고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와 같은 질문을 실천으로 옮겨보는 것이다. ‘허허 그것참!’ 하시면서 기분 좋은 낭패감으로 감사하는 마음에 빠진 두 분의 모습을 연출해보는 것, 이런 게 마음의 환풍구이고 행운을 불러들이는 방법 아니겠는가!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서 행운을 만드는 것 또한 세상을 바꾸는 혁신이기 때문이다.

남들을 즐겁게 만들면 내가 즐거워진다. 남들을 즐겁게 해 준 사람들, 피카소, 비틀스, 스티브 잡스…. 이들을 혁신가라 부른다. 이들의 내면에 있는 것은 지극히 심플하다.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이것이 혁신에 이르는 본질이다. 낙타의 등에 지푸라기를 계속 얹다 보면 낙타가 무릎을 꿇는 순간이 오듯이 나도 이 세상에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팩션(faction)의 지푸라기를 하나 보태고 싶다.

오래간만에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고향 시장통 국숫집에 갔다. 국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이 지나가다가 꼬막을 사라고 한다. 다리도 아프고, 떨이인데 5000원 받을 것을 3000원에 준다고 꼭 좀 사라고 한다. 나는 어머니가 떠올라 그 꼬막을 샀다. 할머니는 싱글벙글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할머니를 기쁘게 해 드렸으니 기분 좋고…, 그런데 그걸 집에 가져가기도 뭣해서 국숫집 아주머니더러 해 잡수라고 드렸다.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고 하더니 연세가 좀 든 옆집 떡장수 아주머니에게 그 꼬막을 주는 것이 아닌가. 그날 저녁 떡장수 아주머니의 저녁상은 훈훈했을 것이다. 그런데 떡장수 아주머니는 고맙다고 우리들의 국숫값을 계산했다. 졸지에 우리는 공짜로 국수를 얻어먹었다. 그런데 국숫집은 국숫값 4000원(한 그릇에 2000원) 외에 팁도 천 원 얻었다. 떡집 아주머니가 국숫값 5000 원을 내고 잔돈 1000원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서로 주고받았지만 모두가 행복했으니 꼬막 3000원어치의 위력이 대단하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켰다. 이런 게 혁신이다.

부산시영재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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