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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인도로 간 허황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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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의 가야산은 가야국의 주산이다. 명칭도 ‘가야 땅에서 가장 높은 산’에서 비롯됐다. 특히 칠불봉(七佛峰·1432m)에는 가야 창건기 한반도 최초의 국제 해상 교류 이야기까지 묻어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칠불봉은 수로왕과 허왕후 사이의 일곱 왕자가 성불한 봉우리다. 수로왕과 아유타(阿踰陀)국 공주인 허황옥이 혼인해 10명의 왕자를 두었는데, 그 중 일곱 명이 외숙부인 ‘장유화상’을 따라 입산수도한 끝에 생불이 됐다.

   
‘칠불’의 어머니 허왕후 이야기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전한다. 수로왕이 하루는 신하에게 “망산도에 나가 기다리라”고 명했다. 신하는 붉은색 돛을 단 돌배를 타고 온 아유타국의 허황옥 공주를 맞이한다. 아유타국은 기원전 5~6세기 불교가 융성했던 인도 북부의 고대 왕국으로 지금의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아요디아(Ayodhya)이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돌배는 망산도 옆 해상에서 뒤집혀 바위섬으로 남았다. 유주암이다. 망산도와 유주암은 부산 강서구 송정동에 속한다. 허황옥을 둘러싼 학계의 ‘사실’ 논란은 여전하지만, 문헌 상 우리 역사 최초의 해상 교류임은 분명하다. 논란 속에서도 경남 김해시는 허황옥을 어엿한 역사로 보고 2000년 아요디아 시와 자매결연을 했다.
그런 허황옥이 최근 인도 순방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분명한 역사’로 살아날 조짐이다. 문 대통령은 ‘한·인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인도와 한국의 오랜 교류 역사는 고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2000년 전 한국 가야국의 왕비가 된 것에서 시작됐다”며 양국의 교류협력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2001년 아요디아에 건립된 기념공원 확장 MOU도 체결했다. 역사와 문화 협력을 통해 유대감을 높임으로써 자연스럽게 경제 교류 확대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그러고 보니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가야사 부활’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놓은 숨은 이유도 ‘포스트 차이나’와 ‘신남방정책’에 맞춘 ‘친인도 정책’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호남 지역감정 해소와 인구 13억 인도 시장 공략을 동시에 노린 ‘빅픽처(큰 그림)’ 아니었을까. 한편 2009년 인도 최대 항구도시인 뭄바이시와 자매결연을 한 부산시도 차제에 교류협력 강화에 선제적으로 나설 만하다. 실질적 방안만 세운다면 중앙정부의 지원 사격도 듬뿍 받을 수 있겠다.

이승렬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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