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신항 북컨테이너터미널 배후부지 일부를 취득한 한 업체가 이를 되팔며 수백억 원대의 차익을 남긴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매입 당시 전시컨벤션 시설로 계획된 해당 토지의 건축물 용도가 이후 물류와 업무용지로 변경되면서 땅값이 급등했다. 게다가 이 회사 대표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 시절 정무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취득 이후 용도 변경과 땅값 폭등 등을 감안하면, 이런저런 의혹이 제기될 만하다.

해당 업체인 B사의 토지 취득 이후 매각까지 과정을 보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점이 적지 않다. B사는 경남 창원시 용원동 일대 배후부지 10만7000㎡를 매입하는 계약을 부산도시공사와 2013년 체결했고, 이후 2016년 4월 소유권을 최종적으로 넘겨받았다. 하지만 B사는 638억 원에 매입한 해당 토지를 같은 해 6월 17개 필지로 쪼개 이 중 13개 필지를 834억 원에 다시 다른 곳에 매각했다. 그 사이 건축물의 용도가 변경됐고 땅값은 크게 올랐다. 매각하지 않고 남은 필지를 고려해도 최소 196억 원이라는 엄청난 시세차익을 본 것이다.

무엇보다 의문인 것은 용도 변경 과정이다. 해당 토지의 건축물 용도는 배후부지 내 전시컨벤션 시설로 계획된 특별계획구역이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물류와 업무용지로 바뀌었다. 특별계획구역의 경우 매수자가 당초 조성 목적과 달리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용도 변경 과정에서 대부분은 물류와 업무용으로 바뀌고, 고작 17.4%만 본래 용도인 전시 용도로 남았다. 결국 땅값만 오르고 당초 계획된 전시컨벤션 시설 부지는 엄청나게 쪼그라들면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조차 의심된다.

이처럼 드러난 과정이 위법은 아니라 해도, 이런 식이라면 신항 배후부지의 용도는 왜 정하는 건지 모를 일이다. 더구나 도시계획 권한을 가진 창원시가 땅값 상승이 불 보듯 뻔한데도 본말이 뒤바뀐 용도 변경을 승인한 것은 의혹을 키우는 대목이다. 검찰도 이번 사안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내사를 벌이고 있다니 용도 변경 과정에서 관계 공무원과 결탁이 없었는지 등 전반을 철저히 파헤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