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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 흙수저 사다리 /권용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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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부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18-07-29 19:43:52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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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결정되면서 시급 1만 원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최저시급은 2009년 4000원을 기록한 후에 6000원을 넘기는 데 7년(2016년 6030원)이 걸렸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6470원이다.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니 관련업계는 비상이다. 특히 편의점은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생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최저시급을 받고 일하는 대표적 업종이다.

편의점 업계는 최저시급이 1만 원으로 오르면 줄줄이 폐업해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해질 것이라며 편의점 등 일부 업종은 최저임금 적용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상 현재 편의점의 문제점은 다른 데 있다. 편의점이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이유는 본사가 무리한 출점 경쟁을 하면서 점포 수를 늘리고, 근처에 편의점이 생겨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점주들에게 추가로 점포를 내도록 하면서 늘어난 점포 수로 수익률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지역 편의점 수는 약 2400곳으로 8년 만에 배로 늘었다. 그동안 부산 인구는 되레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빈대떡 크기는 줄어들었는데 젓가락 숫자는 곱절로 늘어난 형국이다.

최저시급은 이를 받는 개인의 처지에서 보면 여전히 부족하다. 가족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대학생이 편의점에서 올해 시급 7530원을 받고 뭘 할 수 있을까?
교육부가 밝힌 올해 4년제 대학교 한 해 평균 등록금은 671만 원. 올해 최저임금 7530원을 기준으로 약 892시간 노동을 하면 벌 수 있는 금액이다. 하루 8시간 노동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111.5일을 일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서 고시한 올해 최저 생계비는 월 66만8842원으로 연간 802만6104원이다. 하루 8시간 노동을 한다고 가정하면 133.2일을 일해야 한다. 학기 중에 4시간씩 쪼개서 일하면 이 시간은 배로 는다. 그렇지만 원룸 월세와 공과금을 합하면 40만 원이 훌쩍 넘어 최저생계비로 인간적인 생활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서울지역 사립대학의 연간 등록금이 800만~900만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르바이트 시간은 더 늘어나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느라 학점 관리는 물론 이른바 스펙 쌓기가 매우 어렵다. 또래들과 교류할 시간을 갖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세칭 명문대학에 진학한 흙수저 학생도 1만 원이 안 되는 최저시급으로 벌이를 해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 최저시급 1만 원은 흙수저 학생과 취업준비생의 최소한의 희망이다. 이 사다리마저 치워버릴 참인가.

경제부 기자 re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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