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협력시대를 맞아 부산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오거돈 시장은 그제 ‘부산시 남북 상생 교류협력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물류 수산 수리조선 등 5대 분야 35개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 필요하면 직접 방북까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발 빠른 대응은 4·27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지자체별 교류협력을 적극 허용하는 방침을 부산 재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는 공격적 행보라 할 만하다. 관심과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가시권에 든 철도 도로 등 육상 교통망 및 해상 운송망 연결을 통한 물류 거점화 사업이 눈에 띈다. 신북방정책의 시·종점으로서 지리적 여건과 물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동북아 물류 중심도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원산과 나진을 거치는 부산발 유럽행 열차의 운행 추진은 그 상징과도 같은 사업이다. 또 부산 ~ 훈춘 ~ 자루비노를 잇는 한·중·러 육해상 복합 물류루트 사업에는 나진항 개방을 대비해 북한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나진항 배후 산업단지 조성, 부산항만공사와 협력을 통한 나진항 부두운영권 확보, 근해어선 북한해역 입어 및 북한어선 현대화 등도 추진된다. 모두가 지역의 주요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다. 경제 협력 외에 내년 부산국제영화제 남북 공동 개최, 부산~속초~원산 환동해 평화크루즈선 운항, 2019 부산바다미술제 북한 작품 초청 등 예술 체육 관광분야 교류 협력 사업도 다양하다.

제반 여건은 일단 우호적이다. 특히 어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도 철로 및 도로 연결 착공식 연내 개최, 공동어로구역 및 평화수역 조성 등이 합의된 것이 고무적이다. 대북 상생 교류협력 사업이야말로 부산이 세계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블루오션’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본격적 사업 실행은 북한 핵문제가 완전 해결되고 대북 제재가 철폐된 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될 것이다. 오 시장의 다짐대로 부산 재도약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