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 편견 이긴 ‘마지막 질주’ /김영록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8·10통 ‘대안가족’ 어르신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마을 활동가로부터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대안가족사업’이 내년에 4개 지역으로 확장되고 다른 사회복지단체들에서도 대안가족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대안가족사업은 본지 취재팀이 지난해 16주 동안 연속 보도한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시리즈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노인을 단지 단기간 시혜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대안가족을 통해 그들 스스로 자립하고 어울리며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 활동가는 그동안 받는 것에만 익숙해하던 대안가족 어르신들이 최근에는 이웃 취약계층을 직접 선정하고 이들에게 반찬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배달하는 활동까지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지난해 홀몸노인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던 취재팀은 답을 정하지 않고 홀몸노인이 많이 모여 사는 부산의 한 마을을 선택해 직접 들어가 살아 보기로 했다. 현장에서 부딪쳐 보고 그래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깨끗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마을에는 어르신들의 자활을 돕는 대안가족센터와 80세 이상 어르신들로 구성된 ‘전력질주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취재팀이 빠져나가고 난 뒤에는 마을 활동가들이 남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대안가족을 더 발전시켰다.

특히 기뻤던 것은 어르신들이 주변의 무수한 편견을 이겨내고 이런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대안가족이 형성되면서 어르신들의 의지를 꺾었던 가장 큰 장애물은 그들의 ‘능력 부족’이 아닌 가까운 주변의 ‘무시’였다. 가족조차 “늙어서 혼자 무엇을 하시겠나”라고 하는 상황에서 어르신들이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았다.

취재팀이 마을에 머무는 동안 어르신들을 함께 돕고 싶다며 지역 한 공무원이 찾아왔다. 그는 대안가족에 대한 설명을 듣더니 어르신들 앞에서 “노인의 자활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다른 방법으로 돕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그의 말과 달리 대안가족 어르신들은 이미 한데 모여 스스로 협동조합을 형성하고 수익도 만들며 나름의 즐거움도 찾고 있다. 최근에는 한 지상파 방송의 다큐멘터리에서 노인 자활의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무엇보다 반기고 싶은 성과는 대안가족을 만드는 활동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어르신들이 했던 말들이다. 자식들에 피해를 줄까 “조용히 죽고 싶다”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고 말한다. ‘대안가족’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전력질주’가 계속해서 이어지길 기원한다.

디지털뉴스부 kiyuro@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시간강사 거리로 내모는 ‘시간강사법’
우리는 몇 가닥 통신선 위의 ‘줄타기 광대’인가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북항은 진정한 부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사라진 가야문명의 귀환을 고대하며
기고 [전체보기]
물류허브항,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하자 /박희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가는 길 /이용일
기자수첩 [전체보기]
들러리로 희생된 선수들 /박장군
불 붙은 크라우드 펀딩 /민건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명연설이 듣고 싶다
청산리 벽계수야, 저 바다에 가보자꾸나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학생 학교 선생
‘나는 할 말이 없데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향하여 /정옥재
‘사법 농단’ 법관을 탄핵하라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찬밥 신세 ‘공자 학원’
올해의 인물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허수경 시인을 떠나보내며
가을과 두 분의 시인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사설 [전체보기]
‘책 읽는 도시 부산 만들기’ 잇단 사업 기대 크다
음주 조사 경찰이 사건 축소 미끼로 돈 요구했다니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출산 절벽시대 ‘인구 장관’ 필요하다
수술대 오른 사회서비스(보육·교육·의료·요양) 공공성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심상찮은 청와대의 조짐
길 잃은 보수 대통합
부강한 진주 행복한 시민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