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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편견 이긴 ‘마지막 질주’ /김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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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8·10통 ‘대안가족’ 어르신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마을 활동가로부터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대안가족사업’이 내년에 4개 지역으로 확장되고 다른 사회복지단체들에서도 대안가족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대안가족사업은 본지 취재팀이 지난해 16주 동안 연속 보도한 ‘생애 마지막 전력질주’ 시리즈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노인을 단지 단기간 시혜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대안가족을 통해 그들 스스로 자립하고 어울리며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 활동가는 그동안 받는 것에만 익숙해하던 대안가족 어르신들이 최근에는 이웃 취약계층을 직접 선정하고 이들에게 반찬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배달하는 활동까지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지난해 홀몸노인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던 취재팀은 답을 정하지 않고 홀몸노인이 많이 모여 사는 부산의 한 마을을 선택해 직접 들어가 살아 보기로 했다. 현장에서 부딪쳐 보고 그래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깨끗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마을에는 어르신들의 자활을 돕는 대안가족센터와 80세 이상 어르신들로 구성된 ‘전력질주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취재팀이 빠져나가고 난 뒤에는 마을 활동가들이 남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대안가족을 더 발전시켰다.

특히 기뻤던 것은 어르신들이 주변의 무수한 편견을 이겨내고 이런 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대안가족이 형성되면서 어르신들의 의지를 꺾었던 가장 큰 장애물은 그들의 ‘능력 부족’이 아닌 가까운 주변의 ‘무시’였다. 가족조차 “늙어서 혼자 무엇을 하시겠나”라고 하는 상황에서 어르신들이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았다.

취재팀이 마을에 머무는 동안 어르신들을 함께 돕고 싶다며 지역 한 공무원이 찾아왔다. 그는 대안가족에 대한 설명을 듣더니 어르신들 앞에서 “노인의 자활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다른 방법으로 돕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그의 말과 달리 대안가족 어르신들은 이미 한데 모여 스스로 협동조합을 형성하고 수익도 만들며 나름의 즐거움도 찾고 있다. 최근에는 한 지상파 방송의 다큐멘터리에서 노인 자활의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무엇보다 반기고 싶은 성과는 대안가족을 만드는 활동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어르신들이 했던 말들이다. 자식들에 피해를 줄까 “조용히 죽고 싶다”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하루라도 더 살고 싶다”고 말한다. ‘대안가족’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전력질주’가 계속해서 이어지길 기원한다.

디지털뉴스부 kiyur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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