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시나브로 다가온 한반도의 봄

남북 정상 9·19 군사합의, 최근 일련 조치 속속 진행

과속 페달 일각 우려에도 북핵 교착에 돌파구 기대…훈풍 이어지게 힘 모아야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권총을 찬 채 부동자세로 서로를 노려보는 경비병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익숙한 모습이지만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달 1일 지뢰 제거부터 시작된 JSA 비무장화 작업이 25일 완료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경비병들의 권총 휴대 금지는 물론 모든 화기와 탄약이 JSA 밖으로 옮겨지면서 정전협정 이후 65년 만에 완전한 비무장화가 이뤄졌다. 머잖아 1976년 ‘도끼만행사건’ 이전처럼 쌍방 경비병력의 자유왕래도 가능하게 된다. 삼엄한 대치의 분할경비구역이 아니라 말 그대로 평화의 공동경비구역으로 거듭난 셈이다.

JSA 비무장화는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서명한 9·19 군사합의의 첫 결과물이다. 이 작업이 남북 분단사에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면, 지난 1일부터는 보다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졌다. 남북이 지상, 해상, 공중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 것이다. 이로써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자아낸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 주변 양측 해안포의 포문도 폐쇄됐다.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5㎞ 내 구역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부대의 야외 기동훈련도 중지됐다. 공중에서도 일정 거리 안에서 정찰기와 전투기 비행이 금지됐다.

걸핏하면 포격 공포에 시달리던 연평도 주민들조차 실제 눈앞에 보인 해안포 포문 폐쇄를 낯설게 받아들일 정도였다. 그러니 일반 국민들로서야 일련의 조치는 그저 뉴스의 한 장면일 뿐 더욱 피부로 와 닿지 않았을 터이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9·19 군사합의 당시만 해도 한낱 합의문 정도로만 다가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한 달여 새 한반도에는 군사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과거 남북 간 숱한 합의문이 한낱 휴지조각으로 전락해버렸던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변화다. 이 모든 게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가져온 결과라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비단 남북 군사합의 사항만 있는 게 아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산림협력 등 제반 분야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물론 이들 변화가 항구적일지는 미지수다. 북미의 핵 협상 결과 여부에 따라 모두가 한순간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탓이다. 완전한 긴장 해소로 나아가느냐, 다시 팽팽한 대립으로 돌아가느냐 하는 갈림길에 있는 셈이다. 다만, 지난 1년간 밀고당기는 여러 협상과 함께 한반도에 이미 시나브로 봄이 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성큼 다가온 한반도의 봄에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정작 핵심인 북핵 협상의 진척은 더딘데 남북관계만 과속 페달을 밟는 게 아니냐는 거다. 실제 금방 성사될 것 같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삐걱거리며 여전히 기약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순방 중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했던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두고 너무 성급하다는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한미 공조 균열이라는 약방의 감초도 어김없이 제기됐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 간 이견설을 두고 남북 군사합의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언급을 했음에도 이런 우려는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안고 있는 한 최근 전개된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폐기의 선순환을 목표로 한다지만 북한의 궁극적인 비핵화 없이는 남북관계 훈풍은 사상누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 협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도 적절히 보폭을 조절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전혀 근거가 없진 않다. 한미 양국이 비핵화와 대북 제재 문제를 함께 논의할 실무협의체인 ‘워킹그룹’을 설치키로 한 것도 각각의 의도가 어떻든 이 같은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은 결과다.

그러나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이 최근 진행 중인 일련의 비무장 조치를 두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서해 완충수역 설정과 관련된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이나 비행금지 구역 설정으로 감시·정찰 작전이 제한을 받는다는 주장 등이 그 예다. 사안의 본질에는 눈을 감고 지엽적인 문제를 침소봉대, 논란거리로 만들려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남남 갈등을 조장할 뿐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북핵 폐기가 멀고도 지난한 길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한 달간 한반도에는 알게 모르게 조금씩 봄이 오고 있다. 9·19 군사합의의 가시적인 성과다.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칠 순 있겠지만 시나브로 다가온 봄이 물러나진 않는다. 다소의 삐걱거림이 있다 해도 넘지 못할 장애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남북관계의 진전이 더 필요하다. 비핵화란 목표를 위해 지금은 어렵사리 찾아온 한반도 훈풍에 힘을 몰아주는 게 순리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글 쓰는 사진가 김홍희 “2% 덜어낸 사진 찍어라”
  2. 2부산 거제동 재정비지역 화재…행정절차 지연이 火 불렀다
  3. 3LPG충전소 기장군 15곳 · 부산진구 0곳
  4. 4갈매기씨름단, 49회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서 준우승
  5. 5심사위원단 “초심으로 돌아가라”…돌직구 맞은 부산연극제
  6. 6[세상읽기] 부산 대개조와 워커블 시티 /박창희
  7. 7이대호 선수협회장 “2군 선수 FA 논의”
  8. 8“여긴 키즈존” 부산시향의 우리 아이 음악회
  9. 9교통·학군·상권 다 갖춘 자연친화 ‘숲세권’ 아파트
  10. 10국제보트쇼 28일 개막…레저·낚시 볼거리 늘려
  1. 1첨생법 뭐길래 "바이오업계 시민단체 의견 팽팽"
  2. 2정의당 여영국 창원 성산 단일 후보로 나서
  3. 3한국당 박순자 의원, 아들 취업·국회출입에서 특혜논란 재조명
  4. 4"남북연락사무소에 일부 北인원 복귀…본래 기능 수행"
  5. 5윤영찬, 김은경 영장청구에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다른 잣대”
  6. 6정의당 여영국 창원성산 단일후보 확정… “노회찬 민생정치 부활시킬것”
  7. 7사하구 종합민원실 미니음악회 개최
  8. 8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창원지점 폐쇄 철회 적극 검토”
  9. 9최정호 “총리실 김해신공항 건설 중지 결정 땐 따르겠다”
  10. 10진보진영 ‘반쪽 단일화’…한국당 “좌파 야합” 맹비난 속 파괴력 촉각
  1. 1LPG충전소 기장군 15곳 · 부산진구 0곳
  2. 2교통·학군·상권 다 갖춘 자연친화 ‘숲세권’ 아파트
  3. 3항만 미세먼지 조사·단속권 통합 필요성
  4. 4국제보트쇼 28일 개막…레저·낚시 볼거리 늘려
  5. 5부산공동어시장 대표 선거 내달 19일
  6. 6금융위, 자금조달 어려운 자동차부품업체 3년간 1조대 회사채 지원
  7. 7 세계로 뻗는 지역 액셀러레이터
  8. 8남해에 조성된 11곳 바다숲…어획량 배로 늘어
  9. 9부산해수청, 대항항 일대 정화활동
  10. 10전 세대가 남향 위주…‘송도 오션뷰’ 품고도 3.3㎡당 800만 원(모집가격)
  1. 1킴림, 박한별 남편·호날두와 사진 찍고도… “버닝썬 스캔들과 무관”
  2. 2황금볏과일박쥐, 날개 폭 1.7m…과일 섭취
  3. 3연제구 거제동 주택가 화재 발생… 인명 피해 없으나 주택 다수 태워
  4. 4킴림·호날두 사진에 박한별 남편도… 유리홀딩스와 무슨 관계?
  5. 5부산 연제구 거제동 창고서 불…검은 연기 하늘 뒤덮어
  6. 6택시 충돌한 승용차 상점셔터 들이받아...운전자 숨져
  7. 7청년구직활동지원금 졸업 2년차 까지만… 속태우는 장수생
  8. 8‘청년구직활동지원금’ 오늘(25일)부터…매달 50만원, 300만원까지
  9. 9‘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김다운 신상공개 “계획 범죄 증거 충분해”
  10. 10대한검정회 ‘한자 급수 자격시험 결과 발표’… 결과 확인 및 자격증 발급법은
  1. 1lpga 실시간스코어, 홈페이지서 확인 가능
  2. 2내일, 한국-콜롬비아 평가전…’강팀’ 콜롬비아 피파 랭킹은?
  3. 3고진영 막판 역전승 거두며 투어 통산 3승
  4. 4고진영, 마지막날 버디7개로 4타 차 뒤집고 극적 역전 우승
  5. 5쳣다 하면 홈런. 강정호, 시범경기 7호 폭발…ML 선두
  6. 6부산대 여자농구부 창단 4년 만에 첫 대학리그 출전
  7. 7지동원, 왼쪽 무릎 부상으로 축구대표팀 중도 하차
  8. 8고진영 누구? 1995년 돼지띠 골퍼, 황금돼지해에 대활약
  9. 9임성재, 발스파 챔피언십 공동 4위…72위, 마스터즈 가나
  10. 10갈매기씨름단, 49회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서 준우승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기고 [전체보기]
수산혁신 2030계획, 어업 말살 정책 아닌가 /정성문
3·1운동·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리며 /민병원
기자수첩 [전체보기]
한심한 주기장 균열 이유 /임동우
돌아오지 않는 유커 /민경진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반려동물’ 수난 시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말모이와 국악
국악 선입견과 마주하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검경의 손에 달린 진실 /유정환
르노삼성 사태에 뒷짐 진 정부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냉소 받는 검찰 경찰
진달래 산천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일본 가와시마두부점의 소쿠리두부
베트남 향수 달랜 ‘느억맘 김치찌개’
사설 [전체보기]
스쿨존 차량진입 제한, 주민 불편 해소책 필요하다
김해공항 주기장 균열 정말 안전에 큰 문제 없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황제의 이중 초상
기절을 부르는 비너스
이홍 칼럼 [전체보기]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개념도 정리 안 된 ‘4차 산업혁명’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성급한 여당의 입
네 탓 싸움에 더 숨막히는 미세먼지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연둣빛 봄날에
봄이 오는 길목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스파클링와인, 우연히 만들어진 명품
최고의 와인은 내 곁에 있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유콘서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