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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괴짜 골퍼의 실험정신에 박수를 /김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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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1-08 19: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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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필드 위의 물리학자’ ‘괴짜 골퍼’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에서 합계 21언더파 263타로 우승을 하면서 최근 6개월 동안 4승을 기록해 화제가 되고 있다. 같은 기간 세계랭킹도 38위에서 6위까지 올랐다. 그가 주목 받는 이유는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물리학도인 그의 파격적인 골프 실험이 ‘과연 성공하고 있는가’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디섐보는 주니어 시절인 2015년 미국대학스포츠(NCAA) 챔피언십과 US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사상 다섯 번째로 동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받은 유망주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늘 디섐보의 성적보다 그의 클럽에 쏠렸다. 디섐보의 클럽은 ‘길이가 같은 아이언’이기 때문이다.

디섐보는 15세에 ‘길이가 같은 아이언’ 연구를 시작해 2년 후 실전에 적용할 완성품을 만들었다. 4번 아이언에서 웨지까지 모두 샤프트 길이 37.5인치, 클럽 헤드 무게 278g으로 통일하고, 어드레스를 했을 때 클럽 샤프트가 이루는 각도도 일반적인 클럽보다 10도 더 세워진 72도로 통일했다. 여기에 디섐보는 일반적인 그립보다 훨씬 두껍고 무거운 그립을 적용해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이런 클럽을 사용하는 디섐보의 스윙은 보기에 어색하다. 양팔은 과도하게 경직된 채 펴져 있고, 손목 코킹은 거의 하지 않는다. 미리 임팩트 때 자세를 취한 뒤 하는 단일면 스윙(백스윙과 다운스윙의 길이가 동일한 스윙)을 하는 등 골프계의 통념을 깨고 있다. 퍼팅을 할 때도 퍼터 샤프트의 끝을 왼쪽 팔꿈치에 바짝 붙인 채 스트로크를 한다.

디섐보의 ‘괴짜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디섐보는 ‘앞뒤가 똑같은’ 퍼터로 불법 장비 판정을 받았다. 올해는 그린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동원해 퍼팅 라이를 계산하기 위해 야디지북 위에 컴퍼스를 사용하다 규칙 위반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골프 규칙이 개정되는 내년부터 유리섬유로 만든 깃대를 홀에 꽂은 채 퍼팅을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늘 다른 골퍼들과는 차별화 된 생각으로 골프에 접근하는 ‘괴짜’ 디섐보. 때로는 전문가들의 비웃음을 사고 다른 동료 프로들에게 무시당하기도 하지만 디섐보는 성적으로 자신의 이론을 증명해나가고 있다.
디섐보는 스윙의 단순함이 일관성을 가져온다고 믿고 자신의 신념대로 스윙을 단순화시키기 위해 지난 10년간 부단히 노력했던 선수이다. 어릴 때부터 수학의 영재라는 말을 들었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재능이 아니라 연습의 문제일 뿐”이라며 “난 지금까지 스스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연습했다. 이런 노력이 내 골프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9월 PGA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볼에 물을 뿌리고 연습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볼에 이슬이 묻을 경우를 상정해 연습한 것이다. 이 내용이 소셜미디어에 올라가자 디섐보에게는 ‘이슬 청년(dew guy)’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가 했던 다양하고 색다른 시도를 뛰어넘는 실험이라는 평가가 올라오는 한편 ‘준비가 과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결국 그는 그날 보란 듯이 우승컵을 들었다. 필자는 골프 교습가로서 그의 스윙을 일선에서 적용하고 지도하지는 못하겠지만 자신의 신념을 믿고 노력하는 그를 응원한다.

부산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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