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인구 561만 명(2017년 기준)의 작은 도시국가에 불과하지만 1인당 GDP는 5만7714달러(2017년 기준)인 강소국이다. 싱가포르의 국가경제에 결정적인 성장 동력으로 작동한 것이 ‘항만’임에 주목하고, 북극항로가 열리는 현재 시점에 부산항의 세계적인 물류허브항 육성을 모색하기 위해 싱가포르 항만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 상하이항,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 독일의 함부르크항 등 세계적 항구의 장점을 분석·적용해 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인다면 부산항을 세계 제1의 항구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락 확신한다. 이를 통해 침체된 부산경제의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임은 물론이다.

우리나라는 개발, 소유, 운영까지 정부 주도형이었지만 항만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그 관리 및 운영을 항만공사로 이관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의 동북아 중심물류국가건설의 비전에 따라 2004년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정부는 부산항만공사를 설립하면서 공공성 및 규제 업무는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담당하고, 수익성 업무는 항만 공사로 이관하여 추진한다는 원칙 아래기관별 기능구분을 하였다. 그러나 경비 및 노무관리 등 일부 분야에서 해수청과의 역할 분담이 모호해 효율적인 항만 관리운영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경쟁력 차원에서 뒤떨어지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싱가포르항이 글로벌 물류중심지로 성장하게 된 경쟁력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싱가포르항은 유라시아, 아메리카, 호주권을 연결하는 글로벌 기간항로의 요충지로서 지리적인 입지가 탁월하다. 둘째는 싱가포르항만청의 주도 아래 첨단기술을 지닌 스마트항만으로 구축되어 일원적으로 관리·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역자동화시스템인 트레이드넷(TradeNet)은 1989년 구현된 조직 간 시스템으로서 민간 부문의 무역회사들과 정부 기관들 간의 연계를 통한 무역관련 서류 및 통관절차를 처리함에 있어 성공적인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트레이드넷을 통해 무역에서의 운영비용 절감(최대 50% 정도 비용감소), 신속한 통관(항공화물의 경우 15분 내 통관완료), 정보 정확성의 제고, 향상된 고객서비스의 제공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트레이드넷과 항만자동화 시스템인 포트넷(PortNet)을 연계해 미국 세관의 통관자동화 시스템인 ACS를 비롯한 외국 주요 항만들과의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셋째, 싱가포르의 전 국민의 영어구사 능력, 규제완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공무원의 청렴성, 신속한 정책 결정 및 집행, 완비된 금융기반 등이 물류거점국가로서의 경쟁력 우위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부산항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와 같은 물류시스템 자동화가 시급하다. 무인 톨게이트 시스템과 같은 신속하고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물류를 표준화해야 한다. 물류의 단계별로 사용되는 화물, 기기 및 포장 등을 규격화하여 기계화, 자동화, 일괄운송이 가능하도록 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관 팔레트화(Palletization)’와 ‘팔레트 풀 시스템(PPS: Pallet Pool System)’ 모두 되어있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의하면 표준팔레트 사용 비중은 30% 미만에 불과해 미국(60%), 유럽(90%), 일본(35%)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기업마다 자사에 유리하고 편리한 팔레트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팔레트의 규격이 모두 다르면 그때그때 비효율적인 선적과 하역을 해야 한다.

셋째, 선용품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한때 부산항은 싱가포르와 로테르담에 이어 세계 3위의 선용품 공급 항만이었지만 중국 상하이항에 그 자리를 내주고 추락을 거듭해,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1.2%에 불과할 정도로 축소됐다. ‘부산국제선용품센터’의 대형화와 효율적인 센터 운용이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부산항만과 연계된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공항건설, 고속철도시스템의 종합물류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세계적 물류허브항만의 건설이야말로 포기할 수 없는 부산의 미래 생존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부산의미래를준비하는 사람들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