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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당신이 본 뉴스는 진실인가 /나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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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15 18:47:5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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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는 소위 말하는 돌싱(돌아온 싱글) 남성이다. 그가 대학원을 다닐 때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돌싱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조교와 사귀고 있다는 것이었다. B는 학교 소속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병원에 그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졸지에 파렴치범이 된 그는 나중에야 그 소문을 듣고 억울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가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났던 건 조교와 인사 한 번 나눈 적이 없는데 그런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당시 그 조교는 남자였다고 한다. B에 대한 소문을 퍼뜨린 사람은 알고 보니 그가 프러포즈를 거절했던 여자였다. 소문은 우여곡절 끝에 가짜로 판명됐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B가 그 일을 겪고 나서 ‘미투(#Me Too, 성폭력 당한 사실을 알리는 것)’를 믿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B가 조작된 가짜 뉴스에 피해를 보았다면 영화 ‘나이트 크롤러’의 주인공 루이스는 가짜 뉴스를 직접 만드는 남자다.

좀도둑 루이스는 어느 날 차량 사고현장에서 영상을 찍어 뉴스 전문 채널에 파는 프리랜서를 만나게 되면서 그 일이 아주 큰 돈벌이가 될 것임을 직감한다. 훔친 자전거를 판 돈으로 캠코더와 불법 경찰무전기를 구입한 그는 실업자 릭까지 조수로 고용하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처음 KWLA라는 지역방송국에 총격사건 현장 영상을 팔러 간 그에게 보도국장 니나는 유혈이 낭자한 영상을 가리키며 “돈이 되는 뉴스란 이런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목을 베인 여자가 길 한복판을 뛰어다니면서 보도하는 상황 같은 것”이라는 말도 함께 건넨다.

조작적이며 시청률만 중시하는 방송 생리를 뒤늦게 알게 된 루이스는 라이벌을 제거하기 위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당하게 한 후 그 현장을 찍기도 하고 총격사건이 일어난 집에 무단 침입해 촬영을 하는가 하면 영상 구도를 생각해 교통사고 현장의 시신까지 몰래 옮겨놓고 촬영하기에 이른다. 루이스의 일그러진 탐욕과 비윤리성은 끝 모르고 이어져 대저택 무장 강도 사건 현장에서 정점을 찍는다. 경찰보다 먼저 도착해 유혈이 낭자한 사건 현장과 강도의 모습을 촬영한 루이스는 또 다른 거래를 위해 그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내놓지 않는다. 그의 머릿속엔 거액을 움켜쥘 계획이 이미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결국 몰래 범인을 미행해 최대의 유혈 사태를 일으켜 현장을 촬영하고 그 과정에서 조수 릭까지 죽음에 이르게 한다.

루이스의 이러한 행위 뒤에는 과도한 취재 경쟁, 자극적인 뉴스를 원하는 시청자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자리 보전을 위해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한 보도국장 니나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 니나는 악을 권하는 사회 시스템의 한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본 뉴스는 진실인가?’

나이트 크롤러의 포스터에 찍힌 문구인데 진짜와 분별하기 어려운 가짜 뉴스가 횡행하는 우리 현실에 던지는 질문이라 해도 무관하리라고 본다.

가짜 뉴스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시청률 높이기에 급급한 방송국의 잡다한 프로그램과 후속 취재 없이 쏟아내기만 하는 화제성 신문기사에 대해 모두들 할 말이 많아보였다. 누구는 폭탄처럼 쏟아지는 가짜 뉴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도서를 소개했고, 어떤 이는 “그런 인물들이 있어야 소설이 되고 영화도 만들어지는 거 아니야? 세상에 간디나 콩쥐만 있으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 아마 지겨워 못 살걸!”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음해한 여성으로 인해 ‘미투’를 믿지 않는 B나 가짜 뉴스로 인해 언론매체를 불신하게 된 그들은 진실을 왜곡하는 세력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거나 피해를 받은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나는 신문에 내기 위한 사진 촬영을 위해 산을 오르다 굴러떨어진 어떤 이가 떠올랐다. 굴러떨어지는 순간에도 자신의 몸은 안중에도 없이 카메라가 다치지 않게 팔을 위로 쳐들어 사진을 살렸다는 어느 사진기자가…. 진실한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기자가 태반이며 그들의 힘으로 신문과 방송이 꾸려진다고 나는 믿고 싶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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