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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부산 지역문화예술 생태계는 건강한가 /남송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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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21 19:39:4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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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생태계란 말이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단순히 인간과 자연, 자연 속의 다양한 생물과의 관계성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 사회영역에 있어서의 유기적 관계성을 말할 때 사용되는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화예술영역도 이제는 문화예술 생태계로 명명되고 있다.

문화예술 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를 범박하게 세 차원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1차원은 문화 예술을 창조하는 생산자와 소비하는 향유자 사이의 순환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2차원은 문화예술을 창조하는 다양한 영역 사이에서 생겨나는 관계이다. 즉 문학 음악 미술 연극 무용 전통예술 영화 공연 등 영역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이다. 그리고 3차원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더 큰 사회 영역들과의 관계성에서 빚어지는 것이다.

3차원적인 문화예술의 생태계란 문화예술의 영역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영역과의 관계성이란 점에서 큰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중요한 문제이다. 정치논리나 경제 논리가 문화예술 영역 속에 일방적으로 스며드는 경우에는 문화예술 영역의 생태계는 파괴되어 버린다. 그동안 한국사회의 문화예술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이 지체된 큰 요인 중의 하나가 정치적 외압과 실적만을 추동하는 경제논리의 영향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도 중요한 요소이다. 몇 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를 괴롭혀온 정치적 논리를 생각하면 이는 쉽게 이해된다. 이런 측면에서 문화예술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부산의 정치 상황은 여전히 부산 지역문화예술 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면 부산지역문화예술의 중심 영역의 생태계는 건강한가. 영역마다 신진 혹은 젊은 세대의 진입은 갈수록 줄어들고, 기성 문화예술 단체들의 조직 속에는 원로 비율만 커지고 있다. 문화예술생태계의 건강성은 그 무엇보다 신진의 활발한 활동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점에서 현재 부산지역문화예술의 생태계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문학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의 예술 영역은 그 자체로 건강한 생태계를 통해 성장하며 발전해나가야 하며,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뤄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만 문화예술 생태계는 건강해진다. 어느 특정 영역에 문화정책이나 예산이 집중되는 데 신중함이 필요한 이유이다. 최근까지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근원적 원인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 시대 문화예술의 발전 방향은 한 장르나 영역만의 고집만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문화예술로 도약하기 힘들다. 각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다른 장르와 교섭하고 통섭하며 융합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융합적이고 복합적인 부산지역문화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쇠잔해가고 있는 부산문화예술의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 크다. 그 어느 장르보다 시민의 지원을 많이 받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를 중심으로 문학 미술 음악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 장르와 통섭하고 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심각한 부산지역문화예술 생태계의 문제는 창작자와 향유자 사이에 존재하는 큰 간극이다. 지자체가 시작된 이후 각 지역과 서울 지역과의 사이에 존재하던 문화예술 관련 공간 설비의 격차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통계치는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지역과 서울과의 향유자의 문화예술 이용률은 갈수록 더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문화예술 창작자들의 작품을 지역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향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예술의 창작과 소비가 선순환을 이루지 못함으로써 지역문화예술 생태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창작자들의 작품 질의 문제, 향유자들의 시간적 경제적 여유, 향유를 위한 접근성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건강성을 잃어가는 부산지역문화예술 생태계를 제대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총체적이고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부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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