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시작과 함께 새해 첫 경제행보로 서울 중구의 한 메이커 스페이스를 방문해 제조업 중심의 젊은 개발자들과 기업가들을 격려하고 제조혁신의 창업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국가의 미래형 창업사업으로 메이커 스페이스가 각종 포털사이트의 뉴스부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문적 생산 장비가 없더라도 3D프린터, CNC, 레이저 가공기 등의 디지털 제조 설비를 갖춰놓은 작업 공간으로, 스페이스의 운영자나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개인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프로토타이프(Prototype, 본 제품이 나오기 전의 시제품)’로 만들어볼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다.
정부가 2018년 지원한 메이커 스페이스는 기능에 따라 창업준비를 위한 지역허브로 전문랩이 5개소 운영되고, 전문 창작활동과 창업지원 인프라 연계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메이커 교육과 창작활동 체험을 지원하는 일반랩도 60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2019년에 추가되는 메이커 스페이스의 방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제조업 부흥 추진’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올해도 60여 곳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2022년까지 전국에 메이커 스페이스 367개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주무 부처라 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과 광주 그리고 대구에 메이커스페이스 전문랩을 선정, 운영하고 있다. 특히 광주시는 기업육성과를 전담부서로 정해 2022년까지 매년 2개소를 추가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시비 12억 원을 확보하여 지역 메이커 업체들을 발굴, 지원하고 있다. 이들 도시는 참여형 혁신창업의 기반으로서 한국형 메이커스페이스의 가치를 높게 보고 적극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산에는 전문랩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오래전 제조중심의 산업이 밀집했던 곳이었으나 현재는 많은 제조업체가 빠져나간 상태이다. 시 행정당국 차원에서 제조 중심의 창업을 권장하고 지원하는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부산시에서는 지역 메이커 산업이 지역일자리 창출과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부산시의 당면한 청년 일자리 문제와 4차 산업의 허브를 메이커 스페이스 산업 육성을 통해 동시에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부산의 메이커 업체들이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체계적인 활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모이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 지역의 주요 메이커 업체들과 청년메이커들은 협업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위해 협의회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정보교류와 공동연구 그리고 4차 산업의 특징인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데이터 활용을 통한 창의적인 제조를 실현하여 ‘스마트 메이커 시티’로의 탈바꿈을 주도할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과학창의재단이 조사, 발표한 국민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62%, 청소년의 74%가 “메이커 활동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메이커 활동을 직접 해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도 성인 56%, 청소년 70%로 참여 의향도 높은 상황이다. 반면 “메이커 활동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7%에 불과해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의지에 비해 기반조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중앙정부의 메이커스페이스 조성에 대한 의지는 필연적인 정책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메이커에 대한 시설기반과 인프라 조성, 전문인력 양성은 혁신을 확산하고 창업까지 연결되는 미래형 제조 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 주고 있다.
아울러 부산시는 부산의 메이커 업체들을 발굴, 지원하여 자생적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 부산에도 메이커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전문랩 조성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부산이 미래 ‘스마트 메이커 시티’로 부각될 수 있는 길을 도모해야 한다.
미국 퍼듀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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