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만 놓고 보면 50, 60대는 낀 세대나 마찬가지다. 손가락이 굳어가기 시작할 때쯤인 30대 중반 넘어 인터넷이 대중화된 탓이다. 한창 일할 시기여서 빨리 배워야 했다. 당시 일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하던 70대와는 상황이 달랐다. 인터넷을 못 해 시대에, 조직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물어가며 곁눈질로 힘들게 배웠던 기억이 50, 60대에는 있을 것이다. 그나마 ‘윈도’라는 배우기가 다소 쉬운 운영체계가 도입됐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세태 변화에 따라붙었을 터.

그런데 인터넷에 좀 적응될 만할 때 스마트폰이라는 게 나타났다. 도입 초기 그냥 불편한 전화기라고 여겼던 사람이 많았다.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버텨보려 한 사람도 있었다. 업무 일선에서도 서서히 물러나는 시기여서 꼭 해야 할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컴퓨터를 대신하는 요물이라는 것을 미처 몰랐다. 이것이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는 탓에 사용하지 않으면 일상이 불편한 세상이 돼 뒤늦게 배운다고 애를 꽤 먹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SNS가 여론을 주도하고, 이에 진출해 자기 주장을 펴는 50, 60대도 이제 상당하다. 그렇다고 SNS를 즐기는 50, 60대의 깊이나 넓이가 젊은 세대만큼이나 하겠나.

이런 개인적인 생각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의 발언으로 완전히 뒤집어졌다. 김 보좌관은 대기업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CEO 조찬 강연’에서 “50·60대는 한국에서 할 일 없다고 산에나 가고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인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접하고는 좀 많이 놀랐다. 중년층을 비하하는 내용은 차치하고 SNS를 하는 50·60대가 이렇게 많았나 하는 생각에서다. 여론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 김 보좌관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면 SNS가 젊은 층의 공간만은 아닌 것 같다.

이 말로 김 보좌관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는 인도·아세안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정부의 ‘신남방(新南方) 정책’ 전략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여기에다 그는 “젊은이들은 여기(한국)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신남방 국가를 가면 ‘해피 조선’”이라고도 했다. 이를 미뤄보면 김 보좌관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고전하는 세대를 겨냥해 정책을 설명하던 중 나온 말인 듯하다. 말 실수였지, 왜곡된 현실 인식을 가진 것은 아니었으면 한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