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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폭탄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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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 동래경찰서는 미등록 대부업체 일수 전단 인쇄업자와 배포자 4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부 사이인 인쇄업자는 부산뿐 아니라 온 나라를 대상으로 영업을 했다. 그동안 만든 전단의 양도 엄청났다.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5680만여 장을 제작해 전국 유흥가나 번화가에 뿌려지도록 했다.

   
성매매나 불법 대출을 권유하는 전단 제작 및 배포는 전국 지자체 모두가 겪는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다. 당국이 꾸준한 단속을 하고 있으나 점조직으로 운영되는 데다 ‘대포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과태료 부과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관련 민원도 폭증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사하구 하단동 주민이 청와대 국민청원란에 글을 올려 엄중한 단속을 요구하기도 했다.

보다 못한 지자체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에 대응하고 있다. 업체에 경고전화를 해 점잖게 자제를 호소하는 것에서부터 통신사의 협조를 얻어 해당 전화번호를 정지시키는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러나 노력에 비해 별다른 효과가 없자 마침내 ‘폭탄 전화’라는 극단적인 대처법까지 등장했다. 특별 제작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불법 전단에 적힌 전화번호로 계속 전화를 거는 방법이다. 해당 업체는 전화 사용이 어려워져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제도를 처음 시행한 지자체는 수원시다. 2017년 말부터 불법 전단 배포업체가 몇 차례 경고를 무시하면 다음 단계로 짧게는 수 초, 길게는 수 분 사이를 두고 자동적으로 전화가 걸리도록 장치를 했다. 시행 초기에는 성과에 대해 반신반의했으나 결과는 놀라웠다. 수원시의 지난해 불법 전단 월평균 적발건수는 2017년보다 74%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방법은 현재 서울, 제주 등에서도 사용된다. 불법 성매매나 미등록대부업자 근절을 위해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조치여서 법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부산 북구도 ‘폭탄 전화’ 도입을 결정했다. 3700만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뒤 다음 달 구의회 심의가 완료되는 대로 시행에 들어간다. 북구는 내친김에 16개 구·군이 함께 이 제도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자고 부산시에 건의했다. 시는 타당성을 검토해보겠다는 방침이다.
시도 때도 없이 거리를 뒤덮는 불법 전단의 피해를 겪어 본 사람들은 북구의 이런 시도를 두 손 들어 환영할 터다. ‘폭탄 전화’가 말 그대로 폭탄이 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탈법행위를 뿌리째 쓸어내 주었으면 한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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