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은 해당 지역(부산의 경우 부산 울산 경남)에 거주하는 주민이 본인의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하는 조합으로,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무주택이거나 주거전용면적 85㎡ 이하 1채 소유자인 세대주가 해당 지역에서 6개월 이상 계속 거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일반분양주택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점 때문에 무주택 서민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나, 사업 성공의 불확실성, 장기화, 업무대행사의 비전문성 등으로 사업이 표류하게 되면 오히려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주택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과 비교할 때 차이가 적지 않습니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토지소유자들이 자신의 부동산을 내놓고 공동주택을 분양받는 사업이므로 설사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자신의 재산에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조합원이 돈을 내서 공동주택을 분양받는 사업이므로 실패하면 돈이 남아 있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실패하는 경우들은 대부분 업무대행사가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부정행위를 하는 경우입니다. 본래 주택법에서 지역주택조합사업을 규정한 취지는 무주택 서민들이 스스로 조합을 구성해서 주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실상은 다릅니다. 현실에서는 조합이 먼저 구성되어 스스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는 없고, 업무대행사에 의해 사업계획이 수립되고 업무대행사에 의해 조합원이 모집됩니다.

그러다 보니 업무대행사가 조합원 모집에 실패하거나, 사업부지 소유권 확보에 실패하는 경우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예정부지 80% 이상의 토지사용승낙서를 확보하고, 주택건설 예정 세대수 50%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해서 관할관청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는 곧 개개 조합원은 조합설립 인가 요건을 갖추기 전에 조합원으로 가입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업무대행사가 조만간 조합설립인가 요건을 충족할 것처럼 설명하며 조합원 가입을 권유하지만, 장기간 조합설립인가 요건을 갖추지 못해 조합설립조차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합설립 후에도 사업부지 95%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사업계획승인을 받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데, 사업부지 95%의 소유권 확보에 실패해서 사업이 표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분양대금에 해당하는 조합원 분담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대부분 이 분담금은 금융기관의 대출금으로 납부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업이 표류하게 되면 조합원은 내 집 마련은커녕 분담금에 대한 대출이자만 계속 부담하게 됩니다.

필자가 소송대리를 했던 사건 중에는 업무대행사가 조합원 가입을 권유할 때 토지사용승낙서 확보정도나 조합원 모집정도를 속이고 조합원으로 가입시킨 후 조합원이 납부한 분담금을 사업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해버려 조합설립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조합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의 재산상 손해가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7년 6월 3일 시행된 주택법부터 조합이 조합원을 모집하려는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고, 공개모집의 방법으로 모집하도록 하면서, 일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해서 사실상 조합원 모집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행정관청의 관여 이전에 조합원 스스로 조합원 가입 전에 토지사용승낙서 확보현황, 조합원 모집현황, 토지소유권 매수현황 등의 자료를 요청해서 확인하고 조합원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내용들을 확인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조합원으로 가입하거나, 설사 이런 자료를 요청하더라도 업무대행사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와 같은 위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조합원 가입 시 신중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변호사·법무법인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