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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르노삼성 사태에 뒷짐 진 정부 /이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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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한국GM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습니다.”

최근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가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위기에 처한 르노삼성자동차 사태를 우려하며 한 말이다. 임금 협상을 둘러싼 노사 대립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2의 한국GM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미국의 GM 본사는 가동률 하락 등의 이유로 지난해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이 말은 우려나 가능성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는 지난달 르노삼성자동차에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 신차를 배정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르노그룹이 르노삼성의 지분을 79.9%나 보유했다는 점에서 이 경고는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

최악의 경우 업계에서는 르노 본사의 신차 배정이 끊기면 르노삼성 부산 공장의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떨어지고 협력업체는 곧바로 도산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본다. 르노삼성의 협력사는 260여개에 달한다. 특히 이들 업체의 60% 정도는 부산과 경남에 있다.

이뿐만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자동차 산업이 주저앉거나 수출 전반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산업은 생산(-7.1%) 내수(-4.2%) 수출(-1.6%)이 지난해 2월보다 모두 감소했다. 특히 르노삼성의 지난달 수출 실적은 36.1% 급감했고 생산량은 43.5%나 곤두박질쳤다. 현대자동차도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2조4222억 원)이 2017년과 비교해 절반으로 급감한 상태다.

문제는 르노삼성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중재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는 한국GM 사태 때도 GM 본사가 ‘군산 철수’를 결정한 이후에야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민간 기업의 노사 문제에 개입할 근거나 명분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부산 내 르노삼성의 위상과 규모를 고려할 때 지역경제 활성화를 줄기차게 외쳐 온 정부는 지금이라도 사태 해결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 한국GM 사태 때처럼 ‘뒷북 대응’을 되풀이한다면 르노삼성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우려가 크다. 앞서 말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동차와 부품업계는 이미 깊은 수렁에 빠졌습니다. 정부가 르노삼성 사태를 민간 기업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서울본부 경제부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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