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난 13일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을 위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황산화물 배출규제 해역 및 저속운항 해역 지정, 항만 하역장비 배출가스 허용기준 신설, 노후차량 항만 출입 제한, 육상전원공급설비(AMP) 설치 의무화, 해양수산부 주도로 5년마다 항만지역 대기질 개선 종합계획 수립 등이 주요 내용이다. 선박과 항만시설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다른 지역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었던 부산 등 항구도시 주민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임이 분명하다.

이번에 국회가 만든 법안은 수도권대기법 등 지금까지 나온 육상 중심의 미세먼지 대책과 달리 항만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또 특별법 통과로 항만 미세먼지의 3대 배출원이라 불리는 선박, 하역장비, 화물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각종 방안을 잇달아 내놓았으나 항만 미세먼지를 일괄 관리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아 정책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러나 이 법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선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을 현재의 3.5%에서 0.1% 이하로 줄이도록 하는 배출규제 해역 지정만 해도 해수부는 선사들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 만큼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후차량 항만 출입 제한 조치도 컨테이너 운송사들과 마찰이 예상된다. 업체 측은 정부의 적극 지원이 없으면 차량 교체가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어 무리하게 통행을 제한할 경우 물류 수송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해수부는 올 연말까지 배출규제 해역 지정 등과 관련된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구체적 법령 운영 방법과 소요 예산확보 방안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항만 미세먼지 저감은 일분 일초가 급한 사안이다. 따라서 당국은 특별법의 취지가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후속대책 마련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특별법이 효과를 거두려면 관련 부처와 지자체의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도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