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체육시설에 전문 지도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런데 부산 최초로 사하구 을숙도에 건립된 서부산권 장애인스포츠센터는 이런 상태로 1일 개장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센터는 국·시비 80억 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3977㎡) 규모로 지어졌다. 여기에는 수영장 피트니스실 체육관 등 지역 장애인을 위한 스포츠 시설이 들어서 있다. 그런데 센터 직원 가운데 장애인스포츠 지도사 자격증은 한 명도 갖추지 못했다. 단지 주임 1명이 장애인체육 관련 자격증인 자폐증 치료사 3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직원은 사회복지사나 생활체육 지도자 자격증만 갖췄다. 장애인스포츠는 신체 특성에 따른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센터가 오랜 준비 기간 후 개장했는데도 전용시설답지 않은 문제점이 자꾸 나온다는 사실이다. 앞서 센터는 설계 때부터 장애인을 위한 비상용 안전 경사로를 넣지 않아 논란이 됐다. 건물 2층이나 3층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비상통로는 높낮이 차이가 큰 계단만 있다. 이 상태로는 휠체어를 타거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화재와 같은 위급상황에 처했을 때 대피가 어렵다. 이런 문제점은 1년 전부터 지적됐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장애인 전용 시설의 설립 취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개장 준비를 한 것으로 여겨진다.

다행히 사하구의회는 센터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장애인 편의와 관련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조례 개정안은 센터 설치 목적에 ‘장애인의 건강 증진과 사회 참가 및 복지 증진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고, 센터 사업에는 장애인 스포츠 교실과 문화활동 등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는 전담 지도자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사하구도 미비한 점을 최대한 빨리 파악하고 설립 취지에 맞게끔 운영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