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제는 과거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창조된 공상과학 소설에서 다뤄졌다. 당시에는 동물복제가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 동물복제는 과학기술 발달에 따라 현실이 됐다. 동물복제는 자연적으로도 일어난다. 즉, 수정란이 자연스럽게 나누어진 일란성쌍둥이는 같은 유전적 구성을 가지고 있어 모두 복제물이다. 인공적인 최초 복제동물은 두 마리 이상의 동물을 생산하기 위해 일란성쌍둥이처럼 수정란을 2개로 나누고 자극을 주어 지속적인 분열과 발생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1996년 돌리라는 이름을 가진 양이 생식세포가 아닌 체세포를 이용해 복제되어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스코틀랜드 로슬린 연구소 과학자들이 쏟은 피땀 어린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복제동물을 만들려고 하는가? 이유 중 하나는 한 생명체가 가진 유전적 우수성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수정과 수정란 이식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품종개량 등 우수한 유전적 특성을 개량해 나가는 과정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복제기술을 이용하면 우수한 동물의 각 세포를 이용해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새로운 동물로 무한정 생산할 수 있다. 가축복제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번식이 불가능한 우수한 젖소를 가진 농장주는 몇 년 안에 그 젖소의 유전자를 다른 젖소로 옮겨 동일한 개체를 대량생산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분야에서 많은 재능을 가진 거세한 말을 복제함으로써 뛰어난 특성을 후대로 전달할 수컷말의 생산도 가능하다.

꾸준한 보존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를 통틀어 수많은 종(species)의 동물이 사라지고 있다. 생존 동물의 조직을 이용해 번식시킬 수 있다면 멸종 위기에 처한 많은 동물의 종을 보존할 수 있다. 아시안 가우어(소과 동물)처럼 멸종 위기의 종을 복제한 몇몇 성공사례가 보고됐다. 그리고 멸종 동물의 잔해 속에 DNA가 손상되지 않고 완전한 상태로 잘 보존되어 있으면 복원이 가능할 것이다.

복제동물의 가장 큰 장점은 실험동물로 이용하는 것이다. 연구자가 직면한 문제들 중 하나로 집단 내부나 집단 사이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연구과정에서 선택된 동물들은 유전적으로 매우 가깝게 연관돼 있지만 서로 다른 유전적 특징도 있다. 이런 차이는 연구 성과를 얻는데 걸림돌이 되므로 연구자는 많은 수의 동물을 사용하고 수차례 반복 실험을 해야 한다. 따라서 유전적으로 동일한 동물이 복제기술에 의해 생산된다면 연구에 필요한 동물의 수가 줄어들 뿐 아니라 더욱 의미 있는 실험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복제된 동물들이 사료, 건강관리 등 같은 관리방침 아래 동일한 환경에서 사육될 수 있다면 이들이 생산한 모든 생산물은 일정한 규격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소매상인과 소비자 모두가 원하는 크기의 생산물을 주문할 수 있게 되며, 생산자와 상인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상업적 이용까지는 아직 숙제가 남아 있지만, 이 분야 연구자들은 동물복제가 일상적인 것이 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동물복제는 1996년 복제양 돌리의 탄생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생명공학에서 가장 논쟁의 대상이 되는 분야 중 하나이다. 이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와 발전은 증가하는 추세이나 사회는 비자연적인 방법을 통해 창조된 생명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동물복제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윤리와 잠재적인 위험성에 대한 우려와 반발 역시 여전하다. 동물복제에 있어서 동물복지와 안전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우리는 복제과정 중에 겪었던 많은 실패와 문제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며, 복제동물의 성장과 발달 노화 등 특성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복제동물의 장단점을 이해해야 하며 윤리적 책임에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지속 가능한 생명공학의 개발을 위해 생명에 대한 모든 견해에 도덕적 윤리적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다.

인제대 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