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90년대생이 몰려온다 /원성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22 19:33:23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학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사는 것이 직업인 필자는 학생들과 교류하려고 평소 SNS를 즐기는데 얼마 전 한 제자가 공유한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Top 6’라는 글을 보았다. 필자로는 처음 본 글이었으나 이 글이 SNS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년도 더 된, 요즘으로서는 다소 진부한 글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던 20대 중반의 둘째 아들의 잔소리가 귓전에 들렸지만 끝까지 읽었다.

1위는 ‘집에 가고 싶다’. 이처럼 집에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지만 막상 수업이 끝난 뒤 집으로 바로 가는 학생은 매우 적다.

대부분 아르바이트에 나서거나 동아리방 아니면 학교 인근에서 놀다가 저녁까지 먹고 느지막하게 집으로 들어간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은 단지 ‘강의실에서 빨리 빠져나가고 싶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오늘 뭐 먹지?’가 2위를 차지했다. 한참 먹는 걸 즐길 나이이므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다. 그들의 학식(‘학교식당’을 줄여서 부르는 말) 메뉴는 몇 개 안 된다. 즉 ‘오늘 뭐 먹지?’라는 말은 선택의 빈곤 속에서 괴로워하는 모습에 더 가깝다.

3위는 ‘졸려!’였다. 많은 학생이 수업 시간에 피곤한 모습을 보인다. 밤 12시, 심지어는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잠깐 눈을 붙인 뒤 학교로 오는 생활을 반복하니 졸리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다만, 과거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주된 이유는 등록금을 모으기 위함이었지만 요즘은 대학마다 장학금이 제법 지급되고, 국가장학금까지 있으니 고액의 등록금을 다 내고 다니는 학생은 많지 않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된 이유는 1년도 안 된 휴대전화를 신형으로 바꾸고, 더 좋은 음식을 먹으며, 여행을 가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4위는 ‘배고파!’가 차지했다. 학생들에게 물어봤더니 정말 배가 고프단다. 근데 막상 학생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간 자리를 보면 음식물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맛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먹을 건 많지만 자신의 입에 찰싹 붙는 음식을 먹지 못해 배가 고픈 거다.

5위는 ‘과제 했어?’란다. 교수들은 요즘 팀 과제를 낸다. 사회로 진출하게 되면 혼자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학생 때부터 연습시키려는 의도다. 그런데 다른 팀원한테 민폐를 끼치면서 숟가락만 얹는 학생이 꼭 있다. 그런 학생이 주로 하는 말이 ‘과제 했어?’라고 한다.

마지막 6위는 ‘자퇴할까?’였다. 과거에는 자퇴하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 대학 졸업 즉시 거의 취업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밝은 미래를 위해 지금의 고통을 참을 수 있었던 것인데 요즘 대학생은 졸업해도 자신의 구미에 맞는 직장을 구할 수도 없고 급여 수준도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니 중도 포기의 유혹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Top 6’를 필자 나름의 느낌으로 해석했지만 어쩌면 그들은 이렇게 해석한 필자에게 주저하지 않고 ‘꼰대’라고 할지 모른다. 10여 년 전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사이에 매년 7월 말쯤이면 유행했던 ‘초딩이 몰려온다’는 표현이 있었다. 방학을 맞아 놀이 공간으로 쏟아지는 천방지축의 초등학생들에 대한 공포감에서 비롯됐다. 그들이 바로 90년대생이다. 그중 일부는 아직 대학생이고, 일부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기도 했다.

그들은 긴말을 줄여 쓰는 데 능하고, 심지어는 자음만으로도 충분히 대화하는 신공을 보이기도 한다. 휴대전화로 못 하는 것이 없으며 기성세대의 행동 양식이 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등 지금까지 그 어느 세대에서도 볼 수 없었던 모습으로 어엿한 우리 사회의 주축을 구성하고 있다.
그들의 언행에 때론 놀라움을 금할 수 없지만, 과거에 선배들이 필자 세대에게 왜 이런 느낌을 갖지 않았을까! 우리 역시 선배들에게 우리를 이해하라고 당당히 요구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다. 필자 세대와 그들이 한 시대에 공존하는 한 서로를 비판하기보다는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더 지혜로운 모습일 것이다. 함께 살아야 할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부산가톨릭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세상읽기] 방탄소년단과 국가 브랜드 /박창희
  2. 2내년 최저임금 업종 차등없다
  3. 3올 ‘최대어’ 래미안 어반파크 27일 일반청약…경쟁률 주목
  4. 4문재인 대통령,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10조 원 규모 MOU 체결
  5. 5근교산&그너머 <1131> 함양 지리산 칠선계곡
  6. 6[조황] 부산권 제철 맞은 한치 소식에 북새통
  7. 7LPGA 메이저 준우승 박성현, 28일 아칸소 챔피언십 2승 도전
  8. 8디자인으로 전하는 소통과 공감의 가치
  9. 9돈값 못하는 빅리거 FA…류현진에 불똥 튈라
  10. 10부산시 “해묵은 갈등 해소, 새로운 발전 방향 제시했다” 자평
  1. 1나경원 대표 조국 법무부장관 설에 "폭거의 책임자를 법무부 장관에 앉히다니"
  2. 2靑, 조국 법무장관 기용설에 이틀째 "확인 드릴 내용 없다"
  3. 3文대통령 "북미 3차정상회담에 관한 대화 이뤄지고 있다"
  4. 4경남정보대학교, 현대중공업지주(주) 현대로보틱스와 산학협력 체결
  5. 5문재인 대통령,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10조 원 규모 MOU 체결
  6. 6조국 민정수석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 검토 중
  7. 7100만마리 어린물고기 말쥐치 기장바다품으로
  8. 8부산진구, 인사 발령 사항 (2019.7.1.자)
  9. 9문재인 대통령 “북미 3차 정상회담 물밑대화 중”
  10. 10한국당 김정훈·윤상직 총선 거취에 지역정가 촉각
  1. 1내년 최저임금 업종 차등없다
  2. 2올 ‘최대어’ 래미안 어반파크 27일 일반청약…경쟁률 주목
  3. 3‘백캉스족’ 몰려온다…매장 재단장하는 롯데백화점
  4. 4캄보디아 부산저축은행 자산 6500억 회수 27일이 분수령
  5. 5서비스업 육성 70조 투입…해운대 의료광고 허용
  6. 6탑마트 포인트 회원들 신선식품 싸게 사세요
  7. 7부울경 작년 ‘1조 클럽’ 13곳…부산 3곳 중 2곳 매출 후퇴
  8. 8부산 출신 배우 ‘지대한’ 이름 딴 수제 맥주 나와
  9. 9북항 경관수로 호안에 산책로 추진
  10. 10혼인도 줄고 출산도 줄고…부산 신생아 수 또 역대 최저
  1. 1임효준, 황대헌 바지 벗겨…“하반신 노출 女선수도 모두 보았다”
  2. 2“조로우 상석,양 끝에 양현석·정마담·싸이·황하나”… YG 성접대 의혹 확산
  3. 3부천 화재 삼정동 자동차공업소 대응 1단계 발령 “진화 작업 중”
  4. 4조리돌림 뭐길래... 고유정 현장 검증 안 한 이유
  5. 5부산 오후 3시 호우주의보…내일까지 30∼80㎜ 더 온다
  6. 6익산시장 정헌율 발언에 다문화 가정 발칵, ‘잡종’ 이라니…
  7. 7조현아 남편 폭행 어느 정도였나, 선명한 손찌검 자국 ‘끔찍’
  8. 8“고유정, 야만적인 조리돌림 당할까봐…” 역풍 부른 경찰 해명
  9. 9조지아 메테히 교회 구조물 붕괴사고… 한국인 관광객 1명 사망·1명 부상
  10. 10제주공항 비 소식에 국내선 출발·도착 일부 지연
  1. 1“황대헌, 수치심에 수면제 먹고 …” 임효준 성희롱 파문 일파만파
  2. 2사회인 야구 출신 한선태, 1군 마운드 올라...'1이닝 무실점'
  3. 3임효준, 황대헌 성희롱 파문 ‘대표팀 전원 퇴촌’
  4. 4“이강인 레벤테 이적 최고의 옵션 될 것”…다만 변수는?
  5. 5돈값 못하는 MLB 거액 FA들…류현진·트라우트는 '활활'
  6. 6kt 강백호, 롯데전 파울볼 처리하다 손바닥 부상, 수술 예정
  7. 7메이저 준우승으로 감 찾은 박성현, 시즌 2승 재도전
  8. 8'부전여전' 여홍철 딸 여서정 국제체조연맹 신기술 공식 인정
  9. 9‘사회인야구 출신’ 한선태, 프로 무대 등판… “38년 프로야구 사상 최초”
  10. 10LPGA 메이저 준우승 박성현, 28일 아칸소 챔피언십 2승 도전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나는 느린 도시가 좋다
기고 [전체보기]
‘국가균형발전 2.0’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종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소주 한 잔도 단속대상 /류해국
기자수첩 [전체보기]
회동수원지 오염만은 막아야 /신심범
어린이집 종일반 의무화의 이면 /황윤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예술이란 이름으로 /정홍주
장애학생은 어디로 가야 하나 /최영지
도청도설 [전체보기]
국경의 비극 사진
애증의 쇼트트랙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낭독의 문화
익산 팸투어의 감흥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영혼 적셔주는 시락국 한 그릇
우동, 일본은 면발 한국은 국물 중시
사설 [전체보기]
구·군별 기준 제각각인데 포트홀 제대로 관리되겠나
오 시장 향한 청년들 쓴소리 시정에 더욱 적극 반영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상대빈곤율 17.4%가 의미하는 것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누구나 독대를 꿈꾸는 명화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울경 시장·도지사의 바닥 지지율
양날의 칼 양정철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젊음과 신록의 계절 5월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속의 삼총사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비오는 날 친구를 기다리다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시민초청강연
  • 번더플로우 조이 오브 댄싱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