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꿰어야 보배다 /오광수

‘보행친화 도시’ 기획 종결…격려 잇고 쓴소리도 들어

콘텐츠 강화 등 성과 많아, 일제 관련 유산도 보존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폭염의 기세가 꺾일 무렵 이기대를 찾았다. 서울에서 부산에 온 친척에게 갈맷길 명소 중 한 곳에 데려가고 싶었던 까닭이다. 이기대는 해운대 일대를 조망하며 걷는 해안산책로가 일품이다. 그런데 어울마당에서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영화 ‘해운대’ 촬영 장소 안내판이 검게 그을려 있었다. 광안대교 야경을 배경으로 담고 배우 이민기 강예원이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을 담았던 사진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관리에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긴 도심 보행길에서 아쉬운 대목이 어디 이것뿐이랴. 이는 도심 이야기 길 곳곳을 취재하던 중 자주 접했던 것이기도 하다. 올 초부터 8개월간 연재된 기획물 ‘부산을 보행친화도시로’가 지난 23일 자(6면)로 막을 내렸다. 이 기획물은 16개 구·군 곳곳의 도심 보행길에 스토리텔링을 입힌 것이다. 총 30회에 걸쳐 소개한 도심 보행길 코스는 짧게는 4㎞, 길게는 18㎞ 정도 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코스별 전체를 걷는 게 원칙. 상대적으로 긴 코스는 한정된 지면 탓에 빠르게 이야기를 엮다 보니 ‘순간이동을 하는 듯하다’ ‘코스 길이를 줄여서 더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달라’는 등 독자들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인 정익진 시인은 기획물 ‘부산을 보행친화도시로’를 보면서 “구석구석 땀이 밴 기사였다. 대동여지도가 떠올랐다.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로 착각할 정도”라고 과분한 점수를 매겨줬다. 그는 “두 번째 연재(지난 1월 4일 자 4면 보도)에서 ‘하야리아 미군부대(시민공원)’로 알려진 ‘하야리아’는 원래 인디언 말이고 ‘아름다운 초원’이란 뜻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고백’했다. 이는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기획물을 연재하는 사이 의미 있는 변화도 꽤 생겼다. 기장 오감도(道) 두 번째 이야기(지난 2월 8일 자 6면 보도)에서 시랑대 쉼터를 연결하는 덱이 안전 문제 등으로 통제돼 아쉬웠던 적이 있다. 이에 기장군은 지난 3월 시랑대에 안전 덱과 난간을 놓고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진입로에 몰려도 지반이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새 도로를 내 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랑대로 가는 오솔길 대신 주변 군부대의 출입문을 개방해 관광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니 기대가 크다. 또 서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공동묘지 위에 세워진 ‘비석문화마을’(지난 3월 29일 자 6면 보도)의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려 마을 골목길 바닥과 축대, 벽 등지에 남아 있는 비석의 전수조사에 나선다. 비석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으나, 비석을 편리하게 찾게 도와주는 휴대용 지도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터였다. 서구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비교적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수영구 좌수영성지(지난 3월 15일 자 6면 보도)는 지난 4월 ‘2019년도 상반기 도시 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됐다. 문화재보호구역 지정 탓에 개발에서 소외된 좌수영성지 일대에 대해 유무형 역사적 자산을 활용해 재생하게 되는 길이 열렸다. 총사업비 1135억 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마을카페 어울부엌 어울공방 어울가게 등 공공서비스 시설을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좌수영성의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제작, 스토리텔링 루트 조성 등도 추진한다.

연재물을 취재하면서 실감한 대목이 있다. 부산 곳곳에 녹아 있는 한일 관계사다. 동삼동패총은 신석기시대 우리나라 남해안과 일본 규슈 간 교류 역사를 증언한다. 200년 넘게 한일 문화교류에 다리를 놓은 조선통신사의 출발지인 영가대, 임진왜란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동래읍성과 좌수영성, 다대포성 그리고 구포왜성과 증산왜성…. 부산항(북항)과 용두산공원은 또 어떤가. 일제강점기에 부관연락선이 오갔고 ‘조선 속의 작은 일본’으로 불리던 초량왜관이 1678년부터 1876년 근대 부산항 개항까지 존속했다. 일제와 연관된 근대문화유산은 더 많다. 물론 보존 가치가 큰데도 사라진 게 훨씬 많지만…. 우리나라 근대 개항의 출발점인 부산은 일본과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다. 인정하기 싫더라도 일제강점기 식민지적 근대 특징이 집약된 도시가 바로 부산이다.

그래서 이참에 부산의 근대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가꾸기 위한 체계적인 틀을 마련했으면 한다. 그 시작은 강서구 대저동 일대를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일본식 가옥들. 하지만 이 중 근대건조물로 지정된 것은 두 곳뿐이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산판 문화유산국민신탁’도 괜찮다. 그렇지 않으면 피란수도 시절 국회의사당(무덕관, 1926년 건립), 1900년 이후 함경도에서 배로 명태 등을 싣고 와서 보관하던 최초의 물류창고이던 남선창고, 르네상스식 옛 부산세관 청사 등의 사례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헐리고 말 것이다.

편집국 부국장 inmin@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55보급창 이전 부산시가 해결하라”
  2. 2교통공사 역대급 지역인재 채용…‘부산형 일자리모델’ 기대
  3. 3女風·중진 거취·구청장 낙마…부산 원도심 총선구도 대혼돈
  4. 4국비 30억 투입…반송에 숲속야영장 들어선다
  5. 5수능 392~404점이면 부산지역 의대 지원 가능
  6. 6기장군 “부군수 곧 내부서 임명할 것”
  7. 7고성, 경남 첫 주민추천 읍장 탄생
  8. 8PK공공기관 임원들 국회의원 꿈 이룰까
  9. 9“터널 발파공사 소음·진동 울려 못살겠다”
  10. 10고교서 방학 전 석면 작업…학생에 그대로 노출
  1. 1조국 전 장관 서울대 로스쿨 복직 신청… 형사 판례 강의한다
  2. 240년 전 오늘 … 신군부가 일으킨 1212 사태는?
  3. 3문희상 아들 문석균, 의정부갑 출마 의사… “지역구 세습 논란 감수”
  4. 4與 “우리길 간다” - “한국당 ”밟고 가라“… 13일 패스트트랙 충돌 예고
  5. 5청와대 관세청장 노석환 등 차관급 인사 단행
  6. 6‘7선 의원’ 지낸 오세응 前국회부의장 별세
  7. 7여야 4+1 협의체, 선거법 합의 불발… 연동형 캡·석패율제 이견
  8. 8남구 대연3동 새마을부녀회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 개최
  9. 9남구 용호3동 새마을부녀회, 홀로어르신 생신상 차려드리기
  10. 10신라대, 국토교통부 항공정비사 과정 전문교육기관 지정
  1. 1르노차 노사 출구 없는 대치…시민사회 “상생 약속 지켜라”
  2. 2부산형 나노위성, 지역기업의 희망
  3. 3대항·하단·하리·청사포항, 어촌 뉴딜300 사업 선정
  4. 4자갈치 시장 찾은 김현준 국세청장 “자영업 세무조사 내년말까지 유예”
  5. 5수산경영학회 산증인 장수호 교수 흉상 제막
  6. 6국적선사 첫 여성 기관장 탄생…현대상선, 고해연 씨 발탁
  7. 7부산 스타트업, 시민과 ‘크라우드 펀딩 모의고사’
  8. 8작년 부산 신생기업 5년 생존율 30% 불과
  9. 9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총 무효 가처분’ 항고심 기각
  10. 10부산 신혼부부 85% 빚 있고 이 중 절반이 1억 원 넘어
  1. 1대법원, 곰탕집 성추행 사건 유죄 확정… 징역형 집행유예
  2. 2곰탕집 성추행 유죄 확정… “지나치는데 1초” 항소심 증언 있었지만
  3. 3인천 석남동 화학물질 제조공장 화재 … 55명 대피·소방관 포함 5명 부상
  4. 41호선 연착… ‘서울지하철 1호선 금정역서 발생한 궤도장애 탓’
  5. 5인천 석남동 공장 화재 … 대응 1단계 발령
  6. 62019년 마지막 보름달 누리꾼 “유난히 크고 예뻐”
  7. 7도란 징계, 조사 이유도 모르고 절차도 달랐다... 라이엇코리아 “시스템에 의한 제재”
  8. 8부산 해운대구 장산 3터널 인근서 트레일러에 실려 있던 컨테이너 추락…주변 교통 정체 극심
  9. 9양산시, 이달말 큰 폭의 5급 이상 승진 등 대규모 정기인사
  10. 10안동 소재 초등학교 강당서 화재 … 학생 대피
  1. 1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최종 순위는 … 조추첨부터 토너먼트 일정까지
  2. 2910만 달러… 한화로 ‘108억7000만 원’ 린드블럼 밀워키 계약금
  3. 3 ‘손흥민 교체 투입’ B. 뮌헨, 토트넘에 3대 1 리드(후반 20분)
  4. 4 ‘손흥민 25분’ 토트넘, 뮌헨에 1대 3 패 … 16강 첫 상대는?
  5. 5주트 코리아-국제신문, 무술 가치를 알리기 위한 협약 체결
  6. 6NFL 한국인 키커 구영회 두 번째 ‘이주의 선수’ 선정
  7. 7손흥민, 주말 시즌 11호골 사냥 나선다
  8. 8분위기 반전 kt, 이제 2위도 넘본다
  9. 9MLB 돌아간 린드블럼, 밀워키에 둥지
  10. 10프레지던츠컵 첫날, 우즈만 웃은 미국팀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강필구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 "진정한 지방자치 위해 정당공천제 폐지돼야"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신원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도의회 인사권독립과 전문인력 도입 절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도시 규제의 경제학
부산의 원도심, ‘문화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가
기고 [전체보기]
‘금융중심지 부산’이 나아갈 길 /정지원
실력중심사회로 청년 보듬자 /임찬일
기자수첩 [전체보기]
‘청소년’ 꼬리표 떼는 데 돈 드나 /권용휘
외국인에 농락당한 부산 안전 /김영록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소프트 에듀케이션’ 대안 교육은 꿈일까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사랑방 음악, 더 풍성해지길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피리와 하프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풍산공장 역외이전도 검토해야 /장호정
文 정부, 욕하면서 닮아버렸나 /김태경
도청도설 [전체보기]
대우로얄즈의 추억
울산의 소멸 위기감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내심(內心)의 소리 듣는 시간
中 ‘문학 한류’ 이끄는 정지용의 울림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채워주는 맛, 스며드는 맛
짬뽕은 역시 빨간 짬뽕
사설 [전체보기]
부산 국비 7조 시대 불구 구치소 이전 미반영 아쉽다
북항 오페라하우스 옆 문화공간 내실 있게 추진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정의를 갉아먹는 ‘합법적 불공정’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위대한 예술가, 젠틸레스키
인생 2막에 이룬 성공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황교안 단식이 남긴 것
‘니가 가라, 험지’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겨울나무
가을! 그 오랜 기억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역사 속의 와인 스타일
와인 패러독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격렬한 파도에 조선 정신을 담다
조선 시대 만다라 문양 민화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충효예글짓기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