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기자간담회의 노하우 /김홍희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03 20:03:42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논쟁에 이기면 친구를 잃는다’는 말이 있다. 논쟁 승리의 본질은 논쟁 상대를 이기는 게 아니라 그 논쟁을 경청하는 청중을 설득하는 이가 이기는 것이다. 논쟁을 승리로 이끄는 방법에는 사실관계를 따져 논리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과 논쟁을 듣는 구경꾼의 감정에 호소해 논쟁을 정서적 승리로 이끄는 방법이 있다.

오래전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패널들과 대선 관련 토론을 한 적이 있다. 방송 중 여론조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나는 “요즘 누가 여론 조사를 믿는단 말인가”라고 따졌다. 여론조사는 제한적 의도의 질문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지역에 따라서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 여당과 야당, 어느 쪽에서 여론조사를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거의 언제나 조사한 측에 유리한 답을 도출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요즘은 지상파보다 유튜브가 대세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방송을 하는 지상파형 방송 트렌드는 이미 지는 해다. 시청자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방송을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스마트폰으로 본다. 시청자와 독자는 이미 지상파나 언론에 식상해 있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또는 지지하는 쪽의 유튜브 방송으로 눈을 돌렸다. 더 놀라운 것은 그것이 가짜 뉴스라고 해도 본다. 심각한 정보의 편향 섭취가 여기서 비롯된다.

한 유튜버가 일반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24시간 여론조사를 했다. 질문은 두 가지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여야 한다’와 ‘사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는 사퇴하여야 한다가 96%, 사퇴하지 말아야 한다는 4%였다고 한다. 물론 이 유튜버는 우 성향이었다. 우 성향의 유튜버에게 비슷한 성향의 시청자가 몰렸을 테니 당연한 결과다. 반대로 좌 성향의 유튜브 방송에는 좌 성향의 사람만 득실거린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이 일반적이고 상식적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기존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조사 내용과 이렇게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겠는가.

조국 후보자가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이후 조 후보자에 우호적인 여론이 많이 형성될 것 같다. 그는 간담회를 기습적으로 열어 기자들이 질문을 제대로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출입하는, 비교적 연차가 적은 기자들을 상대했기 때문이다. 간담회를 시청한 솔직한 느낌은 대학교수와 대학생 간 질의응답 시간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대학생과 만반의 태세를 갖춘 교수의 강의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교수의 권위와 생방송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데스크가 써준 질문이 있는 노트북을 들고 읽거나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읽기만 하는 어린 기자들을 보면서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조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칼날 같이 날카롭고 거친 항의를 하듯 반박하는 기자를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조 후보자는 딸 이야기를 하면서 울컥했다. 자식을 가진 모든 부모의 감정을 흔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간담회 중간중간에 “강남 좌파 금수저로서 서민과 흙수저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자식을 둔 부모는 물론 스스로 서민이라고 생각하면서 흙수저라고 자위하는 이들의 감정까지 여지없이 흔들어 버리는 방책을 썼다.

조 후보자는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사모 펀드 구성과 운영 등에 대해 전혀 몰랐고, 그것과 관련해 5촌 조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몰랐다. 논문 제1 저자 교수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왜 딸이 제1 저자가 됐는지 전혀 몰랐다. 서울대 장학금 기준도 모르며 그저 선정되어서 받은 걸로 안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그렇지만 국민은 사실관계보다 조 후보자가 짜둔 ‘감정 플레이’ 프레임에 손을 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여론조사는 오늘과는 반대로 엄청난 지지로 돌아설 것이다. 나는 오늘도 감정이 지배하는 이 땅의 국민으로 살고 있다. 이 땅의 기자간담회라는 것이 조국이 준비한 ‘감정 흔들기’ 프레임 정도로 완승할 수 있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땅이더란 말인가. 정말 이것이 나의 바랄 바 없는 조국(祖國)의 완승이란 말인가!

사진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18일부터 백색국가서 일본 제외
  2. 2[사설] 백색국가서 일 제외 시행…후폭풍 최소화 만전을
  3. 3부마항쟁 발원지 표지석서 “위대한 시민의 승리…완전한 진상 규명 필요”
  4. 4근교산&그너머 <1143> 발원지를 찾아서② 태화강과 백운산 탑골샘
  5. 5부산의 전통주 양조장 <5> 남구 연효재
  6. 6동래 빛낸 독립운동가 활약상, 부산스토리텔링축제서 만나요
  7. 7골목마다 색다른 정취… 대만의 역사와 낭만 품다
  8. 8팝페라·현대무용·합창·현악 5중주…부산시민회관 문화놀이터로 오세요
  9. 9‘얼음왕자’ 액션 폭주…마동석과 어쩌다 키스신은 폭소탄
  10. 10[조황] 부산 동방파제 등 가족 단위 출조객 북적
  1. 1라치몬트 산후조리원, 직접 가봤더니…'호텔급 시설 체계적 조리 시스템'
  2. 2나경원, ‘라치몬트 산후조리원’ 의혹에…“출생 증명서 떼줘야 하나”
  3. 3계속고용제도 도입… 65세 정년연장 이루어지나
  4. 4‘서갑원’이 누군데? 순천 지역위원장 출신… 이정현 대항마
  5. 5조국 "공보준칙 개선, 가족수사 마무리 후 시행"
  6. 6서권천 변호사 황교안에 일침 “고작 다시 자랄 머리털 깎고 국민을 기만…”
  7. 7법 위반한 외국인도 체류 연장 가능… 정부 발표에 여론 반발
  8. 8심재철 이주영 등 한국당 중진도 삭발… 민주당 “민생부터 챙기라”
  9. 9‘장애인 비하 논란’ 박인숙 의원 사과… 조국 비판하며 ‘인지능력 장애’ 발언
  10. 10한국당 커지는 PK 현역 용퇴론…“대의 위해 희생해야”
  1. 118일부터 백색국가서 일본 제외
  2. 2‘남천 더샵’ 부적격자 속출 전망…미계약분 ‘이삭줍기’ 눈독
  3. 3‘60세+a’ 계속고용 의무화 추진…지방·청년 대책은 외면
  4. 4‘돼지열병’ 확산…돈육 파동조짐
  5. 5신세계아울렛 6주년 ‘쇼핑 대축제’…20일부터 최대 80% 할인
  6. 6금융·증시 동향
  7. 7뽀글이와 러닝화…단풍놀이엔 꾸민듯 안 꾸민듯 멋스럽게
  8. 8전국 상의회장 부산 집결 “경제시스템 개혁을”
  9. 9제429회 연금 복권
  10. 10803개 부스 친환경 신기술 향연…르노삼성 전기차 트위지 관심 집중
  1. 1살인의 추억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검거…공소시효 지난 사건 처리는?
  2. 2태풍 ‘타파’ 소식에 주말 날씨 관심 집중…전국 비소식은?
  3. 3영화 살인의 추억 용의자 검거
  4. 4(1보)부산도시철도 4호선 열차 비상제동...전동휠체어 선로 추락
  5. 5조국 부인, 아들 상장서 오려낸 직인으로 딸 표창장 위조 정황
  6. 6“주말 또 태풍”… 무더위 가신 뒤 찾아온 예비태풍 17호 ‘타파’
  7. 7PD 수첩 “대낮에 필리핀 경찰이 한국 교민 납치·살해”... 필리핀 경찰의 ‘계획적 범죄’
  8. 8‘가을 태풍’ 타파 한반도 향해 북상…“주말 비 뿌릴 것”
  9. 9공지영, 조국 검찰개혁 응원 “악은 공포와 위축 원해… 총공세는 막바지란 뜻”
  10. 10주말 날씨 비상, 가을 태풍 ‘타파’ 오나…
  1. 118세 6개월 이강인, UCL '한국인 최연소 데뷔'…첼시전 교체투입
  2. 2첫 UCL 본선에서 황희찬 ‘1호골’ 기록... 팀 내에서 존재감 돋보여
  3. 3이강인 데뷔전, 발렌시아가 첼시 상대 1-0 승리… 최연소 챔피언스리그 데뷔
  4. 4풀타임 황희찬, UCL 본선 데뷔전서 1골 2도움 맹활약
  5. 518세 이강인도 ‘꿈의 무대’서 짧지만 강렬했던 5분
  6. 6미국 간 성민규 단장…롯데, 외인 지도자 물색?
  7. 7챔스 데뷔전 1골·2도움…황희찬 ‘10점 만점에 10점’
  8. 8프로농구 부산 kt 20일 출정식
  9. 9최지만, 고교 선배 류현진 앞에서 홈런
  10. 10
우리은행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기고 [전체보기]
바이오산업을 국가주력산업으로 /이상희
‘안전 부산’ 약속은 현재진행형 /배정이
기자수첩 [전체보기]
‘님비시설’ 된 행복주택 /김영록
부산시 지역대부터 챙겨라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 미술계에 부는 새바람 /정홍주
아이들에게 꿈을 재촉말라 /최영지
도청도설 [전체보기]
‘푸른 눈’의 롯데 팬
무인 전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기장 멸치액젓과 스팸
포르투갈의 ‘치보르나 드 바깔라우’
사설 [전체보기]
9·19 평양선언 1년…평화의 큰 걸음 갈 길 멀다
부산시 보행약자 이동권 확보 차질 없이 실행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패배한 청년의 초상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일본은 실수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동력 잃은 검찰개혁
지소미아, 쪼개진 국익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의 문턱에서…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나를 변화시키는 와인
은은한 피노누아 같은 사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2019맘편한부산
  • 지역경제 살리기 정책 콘퍼런스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엄홍길 대장 시민초청 강연회
  • 2019국제에너지산업전
  • 2019 ATC 부산 성공기원 시민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