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들의 ‘자녀 스펙용’ 연구 부정이 또 드러났다. 자기 논문에 미성년 자녀의 이름을 부당하게 올린 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심지어 서울대 어느 교수의 자녀는 이를 대학 편입학 때 활용해 버젓이 합격한 걸로 밝혀졌다.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이처럼 사회지도층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자녀 스펙을 만들어주는 ‘엄마·아빠 찬스’가 다반사로 일어나는 게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그러니 일반 청년층이 박탈감 속에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게 당연하다.

어제 교육부가 발표한 ‘미성년 공저자 논문 관련 15개 대학교 특별감사 결과’는 이런 현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감사에 따르면 서울대, 경상대, 부산대, 성균관대, 중앙대, 연세대 등 6개 대학 교수 10명의 논문 중 12건에서 연구 부정행위가 확인됐다. 지인 자녀 등까지 포함하면 미성년 공저자 논문 부정사례는 총 15건에 이른다고 한다. 어느 교수는 논문 3편에다 고교생 아들을 공저자로 부정하게 등재했다니 기가 찬다.

이번에 드러난 내용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대학의 조사·검증이 대체로 부실한 데다, 연구부정 여부가 규명되지 않은 미성년 공저자 논문이 수두룩해서다. 상당수 대학이 조사 때 미성년 공저자 논문을 누락하거나, 검증과정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교수 소명’에만 의존한 사실 등이 드러난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14개 대학에서 115건의 미성년자 논문이 추가로 밝혀졌다. 지난 5~9월 특별감사 대상 외 30개 대학에서 확인된 130건과 기존에 확인됐던 549건을 모두 합치면 미성년 공저자 등재 논문은 794건에 이른다. 조사 때마다 새로운 미성년자 논문이 튀어나오는 꼴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이들 논문에 대해 관련 부처와 함께 연구부정 여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아울러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관계법상 징계 시효가 3년이어서 연구 부정으로 판정되어도 시효 때문에 징계가 불가능한 사례가 많으니 말이다. 징계 시효를 연장하는 법령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