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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오 시장, 신공항 결단 내려야 /박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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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11-06 19:19:58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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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지방선거 때다. 당시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이 안 되면 당선되더라도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주말 유세에서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 박근혜 대통령은 ‘부산 대 경남 울산 대구 경북’의 대립 구도였던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일관되게 침묵했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이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던 만큼 서 후보의 선언에 반신반의하면서 확인 전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진짜 시장직 사퇴를 거는 것이냐”고 물었고 “그렇게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서 후보는 “박 대통령과 독대를 해서라도 가덕도 신공항이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당시 범야권 무소속 후보로 나선 오거돈 후보와 접전 판세였다는 점에서 약간의 치기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가덕도 효과’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서 후보는 시장이 됐다.

이후 ‘가덕도 신공항의 비극’은 익히 알려진 대로다. 영남권 5개 시·도 광역단체장의 합의 과정을 거쳐 가덕도와 밀양에 대한 입지 용역이 진행됐다. 그런데 용역 완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밀양 내정설’이 확산됐고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됐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 용역을 진행한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발표가 예정된 2016년 6월 넷째 주. 서 시장은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날 긴급하게 국회를 찾았다. 서 시장은 그 자리에서 “신뢰를 상실한 용역의 결과를 부산 시민이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이라면 지역 민심을 외면하는 안이한 발상이자, 명백한 직무유기다. 모든 걸 동원해서 부산 시민과 함께 바로잡는 노력을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주군인 박 대통령에게 일종의 항명을 한 셈이다.

물론 서 시장은 이후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어정쩡한 정부 결정을 수용했고, 박 대통령에게 대들지도 않았다. 시장 임기도 끝까지 채웠다. 시중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서 시장은 신공항 문제를 놓고 박 대통령과 독대 기회를 한 차례도 갖지 못했다고 한다. 속사정 모르는 참모가 “박 대통령과 담판을 지으라”고 채근하자, “만나줘야 담판을 지을 것 아니냐”고 역정을 냈다는 설도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동남권 신공항 여정도 1년을 훌쩍 넘었다. 그런데 오 시장의 신공항 행보 역시 서 시장의 그것과 묘하게 닮았다. 오 시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들고나왔고, 당선 이후 김해공항 확장안 백지화를 기정사실로 했다. 과거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쪽이었던 경남과 울산의 지원까지 받게 되면서 “이번에 다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도 일었다. 오 시장의 신공항 발걸음도 국무총리실 재검증 문턱까지는 거침없었다. 오 시장은 ‘연내 재검증 완료, 내년 총선 전 김해공항 백지화 및 가덕도 신공항 새 입지 결정’이라는 로드맵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딱 그 지점에서 멈췄다. 국무총리실의 재검증이 언제 이뤄질지 기약하기 어렵다.

최근 오 시장은 폭발했다. 처음에 대구 경북에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었다가, 지금은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에 참여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부산의 여러 주체를 향해서도 “느슨하다”고 비판했다.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대구 경북의 딴지는 갑작스러운 것도 아니고, 예상 못 한 변수도 아니다. 공격의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인데 일부러 헛발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동남권 신공항 건립이 지지부진한 것은 대구 경북이 시비를 걸어서도 아니고, 부산 내부의 결집력이 떨어져서도 아니다. 겹겹이 이해관계가 얽힌 동남권 신공항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비유된다. 단칼에 자를 수밖에 없고 대통령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은 동남권 신공항 10여 년 역사의 교훈이다. 서 시장이 청와대의 지근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인 것이나 대통령과의 독대를 애타게 바란 것도 이유는 한 가지였다. 대통령이 결심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 시장은 끝내 청와대와의 대립을 피했고, 가덕도 신공항은 실패했다. 오 시장에게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청와대로 향할 것인지 결심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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