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개통한 부산 동래구 내성교차로~서면 광무교(6.6㎞)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를 놓고 이런저런 뒷말이 나온다.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앞서 BRT 1단계 구간(동래 내성교차로~해운대 운촌삼거리, 8.7㎞) 시행 초기에도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다. BRT 첫 구간이 안정화 단계로 진입하는 데 6개월 걸렸다. 2단계 구간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제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BRT 1단계 개통 과정에서 엄청난 진통을 겪고도 2단계 구간의 초기 혼란이 되풀이됐다는 점은 아쉽다. 주변의 구조적인 도로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은 아닌지 따져볼 문제다. 실제 BRT 2단계 구간의 버스 중앙차로와 좌회전 차선 변경 등 도로환경 변화로 운전자는 물론 대중교통 이용객과 보행자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중앙대로 일반 차로가 편도 3, 4개에서 2, 3개로 줄어들면서 차량 정체가 발생해 주변 도로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BRT 2단계 구간의 중앙정류소 대신 도로 여건상 종전의 정류소를 활용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이 구간의 BRT 중앙정류소는 양방향 모두 합쳐 모두 23곳이다. 그런데 BRT가 일시 해제된 상태인 동래 방면 교대역 정류소는 물론, 연제구 연산동 국민연금공단 앞에 있는 시청 앞 정류소(동래 방면)는 BRT 구간임에도 기존 가로변 정류소를 계속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정류소 혼재 지역에서는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던 버스가 가로변 정류소로 가기 위해 차선을 급격하게 바꿔야 해 사고 위험이 높아졌다.

시민의 자가용 사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BRT 구간은 우여곡절 끝에 시행되고 있다. 오거돈 시장은 재작년 7월 민선 7기 출범을 앞두고 민선 6기 때 진행된 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가 접은 적도 있다. 그만큼 당위성은 있는 셈이다. 행정당국과 경찰은 이른 시일 내 BRT 2단계 구간이 정상화할 수 있는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