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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사법개혁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 /하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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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1-29 19:39:17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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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법무부의 인사로 검사들이 또 이동하고 있다. 중앙 중심 인사제도가 이렇게 만든 것이다. 분권형 검찰인사제도로 개선될 기미는 없다. 그러니 많은 검찰 가족이 이산가족생활을 한다. 선진국에서 볼 수 없는 제도다. 검찰도 지역밀착형으로 운용해 검찰 권력이 분산되면, 인권 보호에 기여할 것이다. ‘좌천’ ‘학살’이라는 표현도 사라질 것이다.
그림 서상균
독일 뮌헨 검사가 1년 후 베를린으로, 또 1년 뒤 함부르크로 이동한다면 가정생활은 엉망이 될 것이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수도권 중심 검찰 문화는 70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인사권’이란 이름으로 검찰을 이렇게 전국으로 돌리면 안 된다.

검찰은 그동안 과도한 권력을 행사했다. 수사개시권·수사진행권·수사종결권·체포·구속·압수·수색·검증 영장청구권·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 특혜·조사자 증언과 특신상태·형집행권 등 업무처리에서 준사법기관 특혜를 누려왔다. 이러한 모든 것이 ‘과도했고, 비효율적이며, 권력 과잉’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검찰은 검찰권에 집중해야 한다. 기소·공소 유지가 주요 업무이다.

검찰은 과감하게 수사권 일부를 수사경찰에게 이양하고, 중범죄와 경제범죄에 한해 수사하는 것이 맞다.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에도 미련을 버려야 한다. 수사권이 경찰로 상당 부분 이양되면, 그렇게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직접수사를 하더라도, 사실을 법정에서 다투면 된다. 수사기관에서 작성한 조서를 추인하는 재판은 선진국형이 아니다. 독일 형사재판은 모두 참심원이 있다. 참심원은 기록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피의자신문조서와 자술서는 법정에서 큰 의미가 없다. 오로지 법정에서 진술하고, 상응하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공판중심주의다. 재판권은 법원에 돌려주어야 한다.

경찰도 개선할 부분이 많다. 검찰에서 수사권 상당 부분을 받아온 만큼, 검찰 수사를 능가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해야 한다. 수사청을 신설하고, 수사조직을 확대 개편해야 한다. 행정경찰과 수사경찰을 철저히 분리하고, 인사·승진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정보수집 활동은 기존대로 행정경찰이 하면 된다. 그러나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예방 활동 외에, 수사청에서 활용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인지 사건’을 묻어 버리는 경우와 소위 ‘가지고 노는 사건’이 있어서는 안 된다. 경찰 비대화가 국민에게 지탄 대상이 된다면, 신뢰를 잃을 것이다. 환원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예방과 수사를 분리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응급실 이송과 응급실에서 의사가 진료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독일은 예방경찰과 수사경찰을 분리해 운영한다. 수사는 수사전문경찰이 하는 것이다.

법원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재판권을 분명히 찾아와야 하고, 법정에서 모든 것이 밝혀져야 한다. 공판중심주의라면,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은 내용부인으로 개정되는 것이 맞다. 제316조 조사자 증언도 의미가 있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 의심스러우면 법정에서 더 예리하게 물어보면 될 것이고, 소송당사자가 다투는 것을 정확히 판단하면 될 것이다. 사법 신뢰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항소해보아야 실익이 없을 정도로 재판하면 된다. 독일 제1심 재판이 그렇다. 독일은 항소 비율이 15% 미만이다.

체포·구속 후 신병을 바로 법관에게 데리고 가야 한다. 미란다원칙 고지와 적법절차에 근거해 압수·수색이 이뤄졌는지 그리고 구속이 필요한지, 사법 통제를 해야 한다. 피의자 인권침해가 여기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직 법관은 24시간 일해야 한다. 법원은 ‘절간’이 아니고, 인권 보호 최후 기관이기 때문이다. 독일 경우 체포·구속하면, 그 사람을 무조건 가까운 구의 법원으로 데려간다. 우리는 48시간 동안 법원 통제 없이, 수사기관에서 신병을 관리하고, 조서를 꾸미고,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법원은 무엇을 하는지 아쉽다. 법원이 범인 체포 초기부터 적법절차를 확인하면, 이것이 증거능력이 있는 법관 작성 조서가 되지 않겠는가.

총선이 끝나면 여야가 할 일이 많다. 공수처법·검경수사권조정법·형사소송법·검찰청법·경찰조직법이 재론될 여지가 있다. 향후 형사소송법은 대폭 정비되어야 한다. 경찰권·수사권·검찰권·재판권 본질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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