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중국에서 터진 ‘우한 폐렴’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민의 중국 방문을 금지하고, 급기야 중국을 찾은 관광객은 물론 거주하는 자국민까지 귀국시키는 나라가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귀국하는 교민과 관광객에 대한 사후 관리 문제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독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사는 자국민을 위해 군용기를 보내기로 했으며, 우한 체류 일본인 206명은 이미 일본 정부가 보낸 전세기 편으로 자국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도 우한과 인근 지역에 체류하는 한국인을 국내로 송환할 계획을 세우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의 첫 전세기는 30일 오전 10시에 뜰 예정이다. 이때 정부의 합동 신속대응팀 20여 명도 파견된다고 하니 중국 현지에서 공포에 떨었을 우리 국민이 건강한 상태로 무사 귀국했으면 한다.

하지만 우한 지역 귀국 교민 700여 명을 14일간 격리 수용하는 게 간단치 않은 문제를 안고 있어 걱정이다. 이미 수용시설 장소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정부는 그제 충남 천안시에 교민 임시수용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공식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천안 주민의 거센 반발로 이를 보류했다. 결국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어제 관계부처 합동으로 세 차례나 회의를 벌여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 등 2곳을 임시 수용시설로 지정했다. 앞서 해당 지자체는 긴급 회의를 여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쨌든 정부는 우한 지역 교민을 격리 수용하는 임시 시설 장소를 결정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의 거센 반발 등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우한 폐렴’ 무증상 감염자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어제 공식 확인한 터라 우한 지역 귀국 교민들의 격리 수용시설 설치에서부터 관리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철저한 대처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