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4·15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을 평가하고 21대 국회 권력구도와 차기 대통령 선거의 향배를 결정할 이번 총선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된 선거가 이뤄질지 우려스럽다. 유권자 관심도 떨어진 데다 개정된 선거법을 악용해 비례의석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각 당의 편법이 난무하고 군소 정당까지 난립한 터라 국민의 정치 혐오는 더 깊어졌다. 정책선거 이슈가 사라지는 분위기도 역력해 걱정이다.

실제 전통적인 대면 선거운동이 줄어들고 SNS 등을 통한 거짓 선동과 비례전용 정당의 지지세력을 겨냥한 표 구걸식 공약 남발 등이 유권자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선거운동 돌입 이전에 이미 선을 넘은 막말과 황당무계한 공약 제시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임기 후 오랫동안 교도소에서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해 비난을 자초했다. 여당의 위성비례 정당 격인 더불어시민당은 ‘기본소득 월 60만 원 지급’과 ‘모든 민간토지에 1.5% 토지보유세 부과’ 등과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 철회하는 소동을 벌였다. 앞으로 추악한 경쟁이 더 가열돼 유권자가 외면하는 선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 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18명의 지역구 의원을 뽑는 부산 총선이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앞선 총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부산은 특정 세력에 대한 쏠림 현상을 거부하는 등 미래 지향적인 정치 발전을 이루고 있다. 각 당은 달라진 지역 유권자 의식과 정치 지형을 고려해 제대로 된 정책 선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선거를 통해 국회권력을 4년간 올바르게 사용할 후보를 고르는 것은 유권자 몫이다.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깜깜이 선거 우려가 있지만, 그럴수록 각 후보의 공약 등을 점검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특히 네거티브 선거전에 주력하는 후보가 있으면 이번에야말로 따끔하게 심판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