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이후, 세계는 아유르베다의 장점을 받아들일 것이다.” 지난 4월 28일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가 인도 전역에 방송되는 만 끼 바뜨(Mann ki Baat) 라디오 연설에서 한 말이다. 이 연설에서 모디 총리는 인도의 자연의학 아유르베다의 원리들이 과학적으로 설명될 때, 그 우수성이 전 세계 사람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물론 “요가 이후, 아유르베다”라는 모디 총리의 발언은 요가의 시대가 지나고 이제 아유르베다의 시대가 온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미 요가가 신체 건강과 마음의 평안, 영적인 고양을 가져오는 범세계적인 수련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이어서 아유르베다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미 오래전 미국이나 서구 또는 우리나라에도 아유르베다가 전해졌지만, 그럼에도 모디 총리가 “요가 이후, 아유르베다”를 미래의 일로 전망한 것은 이른바 증거중심의학(EBM)으로서 아유르베다를 염두에 둔 것이다. 아유르베다의 원리들이 과학적으로 설명될 때, 그것은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오래된 미래의 의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20세기 말부터 미국 유럽에서는 요가와 아유르베다가 인체의 자연치유력 회복에 초점을 둔 심신통합치유기제로 재조명돼 왔으며, 현대 서양의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전인치유로 부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0여 년 전 부터 아유르베다 관련 화장품, 샴푸, 세안제 등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 소수이기는 하지만, 아유르베다 테라피 센터가 곳곳에 생겨나고 있으며, 아유르베다를 정규 교과목으로 가르치는 대학도 느는 추세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아직 아유르베다를 피부미용 마사지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도 여전하다.

겉으로 보기에 우리나라에서 아유르베다의 부각은 요가 붐의 약화와 동시에 일어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유르베다가 요가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아유르베다는 요가를 포함한다. 치유로서 요가는 전통적으로 아유르베다의 한 분야였다. 요가와 아유르베다의 유기적 관련은 이 두 전통의 주요 경전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사실 인도의 영성 전통에서 아유르베다는 요가와 별개가 아니다. 본래 요가와 아유르베다는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달해온 자매 학문이다. 인도의 영성 전통에서 아유르베다와 요가는 두 다리와 몸통의 관계로 이해된다. 요가가 몸통이라면 아유르베다는 몸통을 떠받치는 두 다리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먼저 요가 열풍이 분 것은 두 다리 없이 몸통만 둥둥 떠다닌 셈이 되며, 따라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아유르베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요가가 그 토대를 되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유르베다 없는 요가는 한계를 지닌다. 요가 수련이든 요가 테라피든 개인 체질에 따라서 이뤄질 때 그 본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아유르베다는 각 사람의 타고난 체질 판단에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으며, 이것은 사람마다 체질에 적합한 요가 수련을 할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된다.

아유르베다와 요가가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나면, 머잖아 우리 사회에는 딴뜨라(tantra)에 대한 요구가 일어날 것이다. 딴뜨라는 요가와 아유르베다의 근본원리를 통합하는 머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영성 전통에 따르면, 두 다리-몸통-머리가 따로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요가-아유르베다-딴뜨라는 불가분의 수행체계이며, 이 셋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비로소 인간의 영적 완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한때 요가 붐이 있었고 최근에는 아유르베다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딴뜨라는 거의 도외시된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지만, 딴뜨라의 영적 메시지가 단지 ‘성(性)에 대한 강조’로 왜곡된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딴뜨라는 인간과 우주에 대한 통합적인 사유 방식의 절정이며, 인도 수행 전통의 총결산이다. 딴뜨라에서 수행은 몸과 마음의 합일일 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합일로 구체화된다. 이 둘의 합일이 강조된다. 이미 서양에서 진행 중인 것처럼, 머잖아 우리 사회에도 딴뜨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선문대 대학원 통합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