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의 안전성 문제를 포함한 환경, 소음, 시설·운영·수요 등에 대한 검증 결과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검증이라는 전제가 제대로 지켜질 것이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총선 전 발표 기대가 물거품이 된 가운데 6·7월 발표설이 속절없이 8월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출범할 때만 해도 ‘기술 검증’이므로 결론을 내리기까지 그리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지금은 영 딴판이다.

공정과 신속이란 일관된 입장을 밝혀온 부산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검증이 진행중이며 발표 시기 또한 결정된 바 없다’는 말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무총리 소속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라면 적어도 검증 결과 발표 시기는 못 박아 이런저런 억측이 제기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다. 이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한 논의를 요청하고 그 검증 결과에 따르기로 한 부산에 대한 예의라고 본다.

검증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없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검증 결과 발표가 필요 이상으로 미뤄져선 안 된다. 정부는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중립적 검증을 위해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검증위 요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발표 시기는 별개의 문제다. 검증 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타임 테이블을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다. 정부가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해 정무적 판단을 하려고 시간을 벌려 한다는 지적에서 벗어나는 일임을 알아야 하겠다.

대다수 부산 시민의 요구는 명확하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안전한 공항이다. 정부의 기존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으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동남권 관문공항 부울경 공동검증단의 결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덕도 신공항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철도와 항만과 공항이 어우러진 복합물류체계는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시설임은 두말 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