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부산시정의 후반기를 맞는 시민의 마음은 불안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워진 반면, 시장의 중도 사퇴로 시정은 대행체제로 꾸려지고 있어서다. 부산시의회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우려되는 시정 차질을 보다 투철한 견제와 협력으로 보완해나가야 해서다. 내달 3일 출범할 시의회 후반기 의장단은 이런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진용으로 짜여져야 한다.

시의회가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전체 의석 47석 중 4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어, 다수를 앞세운 일방주의로 비합리적 결과를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안 그래도 같은 당 소속이었던 시장이 사퇴한 뒤 예정된 시정질문을 취소하는 등 시정 견제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마당이다. 최근 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회기 중에 피감기관 기관장과 시 간부들을 불러모아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지도 않았던가. ‘의원은 직무와 관련해 청렴해야 하고, 공정성을 의심받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의원 윤리강령을 모르지 않을 터이다. 그런데도 윤리강령을 가볍게 여기니, 이미 다수당의 권력 탐닉에 빠져든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의원들이 ‘감투 돌려쓰기’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민주당의 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후보 경선에 모두 21명의 의원이 출마했는데, 전반기 원내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의장단 참여 경험이 없는 상태다. 전반기 의장단에 포함됐던 의원들의 후반기 의장단 출마를 제한한 탓이다. 시의회 의장단을 초등학교 학급 간부진쯤으로 여기는 걸까. 초등학생들도 ‘감투 돌려쓰기’를 한다면 반발할 게다.

리더십의 기본요건이 능력이라는 건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은 물론, 그들을 이끄는 시의회 의장단 구성은 더더욱 능력 위주 선발에 철저해야 한다. 다수당이라고 시민의 권력을 이런 식으로 사유화한다면 부정부패 등 비극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 비극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시민의 권력은 시민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