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광의 디지털 마케팅 수준이 걸음마 단계에도 못 미쳐 안타깝다. 관광산업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디지털 홍보를 강화하는 추세를 제때 따라가지 못하는 현주소를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지역 명소와 이야기거리를 적극 알리고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하는 데 적합한 매개 수단으로 자리 잡은 디지털 홍보 활동이 투입할 돈이 부족해 뒷전에 밀린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장점을 시대 흐름에 맞게 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시와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비짓부산’ 유튜브에 투입하는 예산을 따져보면 잘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편성한 영상 1편 제작비의 4분의 1에 불과한 돈이 ‘비짓부산’ 유튜브의 올해 예산(5000만 원)으로 책정됐다고 한다. 그나마 지난 21일부터 ‘부산관광 영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단(VIBA)’을 꾸려 ‘비짓부산’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는데 편당 제작비가 고작 50만 원 안팎이라는 사실은 놀라울 따름이다. 디지털 관광 홍보를 흉내만 내는 분위기다.

한국관광공사가 국악과 팝이 한데 어우러진 배경 음악 등을 바탕으로 부산을 비롯해 우리나라 유명 관광지를 소개한 디지털 홍보 영상에는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조회하고 인상적인 댓글을 달고 있다. 해당 지역에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는 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관광객의 직접 유치에 어려움이 따르는 코로나19시대를 맞아 훗날을 대비한 잠재적인 관광객 확보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디지털 홍보 활동이다.

국가 차원에서 운영되는 디지털 관광 홍보 작업과 달리 예산과 인력 투입에 한계가 있는 지역 현실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나 인력 규모를 고려한다면 지역 관광의 디지털 마케팅에 무관심한 시의 인식이 심각하다고 비판할 수밖에 없다. 지역 특유의 디지털 홍보 활동은 부산의 인지도 제고는 물론 관광객들의 선호도와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