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새로운 공항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특별법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해신공항안이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근본적 검토 필요 판단에 따라 사실상 백지화한 마당이다. 이제 가덕신공항은 ‘안전하고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의 유일한 대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다음 주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법안 명칭에 가덕도를 명시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행정절차를 단축하고 전폭적인 정부 지원을 유도하는 현실적인 필요다. 이와 함께 국토균형발전을 꾀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특별법에 기대를 거는 만큼 특별법에 담을 내용이 중요하다. 민주당은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가덕신공항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건설에 필요한 사항을 담겠다’고 했다. 가덕신공항 건설에 필요한 계획 수립, 소요 재원 조달, 국가의 행정적 지원을 포함해 예비타당성조사나 사전절차의 면제 및 단축 등을 빠짐없이 챙기겠다니 성과를 두고볼 일이다. 국민의힘이 준비중인 법안도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국무총리실 소속 동남권 신공항 지원위원회와 국토교통부장관 소속 건립추진단 설치와 조속한 추진을 위한 사전타당성조사, 예비타당성조사, 실시설계에 관한 특례조항 등이다. 여야가 모두 공기 단축을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30 월드엑스포에 맞춰 가덕신공항을 개장해야 한다는 시민적 열망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선례가 있으니 이보다 더 나은 법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훌륭한 공항을 만들어야 하겠다. 인천국제공항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인천국제공항은 1992년 착공한 지 9년 만에 문을 열었다.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1991년 수도권신공항건설촉진법을 제정했다. 17개 법률에 의한 각종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는 등 절차 간소화의 근거가 됐다. 인천국제공항이 세계에서 손꼽는 공항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다. 인천국제공항을 교훈 삼아 동남권 관문공항인 가덕신공항을 위한 특별법은 더 깔끔하고 일사불란한 공사 절차와 향후 운영을 위한 바탕이 되어야 마땅하다.

특별법을 만든다지만 김해신공항안 백지화 이후 불거진 정치논리, 지역 백안시 논리는 마뜩잖다. 신공항은 내년 있을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아니라 부산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 유라시아 관문인 부산이 항만 육로 항공의 트라이포트로서 역할을 자임하는 일이다. 이를 위한 공항을 어디에나 있는 지역 공항의 하나로 치부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특별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 몰이해를 극복하며 국민적 합의를 모아야 한다. 또 있다. 공항 건설은 대역사다. 절대공기를 줄일 수는 없다. 공사에 필요한 시간을 위해 만에 하나 불거질 수 있는 절차적 문제는 특별법을 만들면서 녹여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