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중고교가 오는 3월 2일 정상적으로 개학해 신학기 학사 일정을 시작한다니 반갑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탓에 정상적인 등교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철저한 방역과 안전한 환경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가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여길 수 있도록 학교와 교육당국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예측 가능한 학사 일정 운영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코로나19가 학교 안으로 번지지 않도록 서로서로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등교 수업이 막히면서 생긴 학생 생활지도의 한계 및 학력 격차 심화 등 부작용을 올해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어제 신학기 학사운영 관련 기자회견에서 “올해 신학기는 개학 연기 없이 3월 2일부터 정상적으로 시작”하고 “초중고교와 특수학교는 190일 이상, 유치원은 180일 이상의 법정 기준 수업일수를 준수하여 운영”한다고 밝혔다. 부산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밀집도 원칙을 준수하면서 지역 및 학교 여건과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 등을 종합한 탄력적인 학사운영을 통해 등교 수업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신학기엔 각급 학교의 등교 수업이 늘어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매일 등교를 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다.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의 기세가 여전한 데다 백신 접종 계획은 시작도 하기 전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 교육감은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할 때도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3학년, 특수학교(특수학급) 학생들이 우선 등교하도록 하고, 소규모 학교는 2.5단계까지 전교생 등교 여부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으나 등교 수업을 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한 원격 수업 내실화에 대해선 효과를 장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여전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장기간 원격 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가 엄연한 만큼 쌍방향 수업 확대와 화상 또는 SNS 등을 활용한 맞춤형 피드백 강화에 더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이다.

부산시교육청은 3월 1일까지 2주간을 신학기 특별방역 대책 기간으로 정했다. 원격 수업 내실화, 정보화 소외계층 지원 강화, 기초학력 부진 해소 방안, 학교 방역 등에 허점이 없는지 살피고 또 살펴야겠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환경에 내몰린 학생과 교사를 위한 심리 방역이다. 학생과 교사 모두 변화한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건 교육당국의 몫이다. 살얼음판 위를 걷듯 조심스럽게, 그렇지만 지난해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모든 학생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겠다는 다짐을 실천하기 바란다. 시민 모두가 학교 울타리를 지키는 파수꾼이라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