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부산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됐다. 부산시는 중대본과의 협의를 거쳐 오늘부터 2단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주 발생한 시내 유흥업소발 감염 확산세가 꺾일 줄 모르는데 따른 조치다. 부산의 거리두기는 지난 2월 15일 1.5단계로 풀린 지 46일만에 다시 조여졌다. 클럽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는 물론이고 일반 다중이용시설이나 실내체육시설 등도 운영시간이 제한되는 등 단계 상향으로 강화되는 규정을 따라야 한다. 등교, 사적 모임, 종교 활동 등 시민의 일상생활에도 상당한 제약이 불가피해졌다.

지금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는 지역은 전국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 꾸준히 환자가 나오고 있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과 경남 충청 강원의 일부 도시 정도다. 부산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부산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일일 기준으로는 서울 경기에 이어 세번째이고 누적확진자 수로 따져도 서울 경기 대구 인천에 이어 다섯번째다. 지난 주말부터 본격화된 확산세는 대유행기 때와 비슷한 하루 50~60명대가 일주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감염은 유흥업소를 비롯해 교회 학원 식당 복지센터 등 시내 전역에 전방위적이다. 누적확진자 수는 3900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작년 2월 신천지를 비롯한 종교시설, 6월 감천항, 9월 다단계 영업 오피스텔, 11월 장구교실과 요양병원 등 부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코로나는 3~4개월 간격으로 시민을 괴롭혀왔다. 여기서 터졌다가 잠잠해지면 긴장이 완화된 틈에 저기서 터지기를 반복해온 것이다. 일부 감염은 특정 지점으로만 한정돼 다른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번지지는 않았으나 오피스텔과 장구교실 집단감염은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게 만드는 상황까지 몰고 갔다. 그만큼 코로나는 불특정 다수로 퍼지기만 하면 그때부턴 통제가 어려운 것이다. 이번 확산세도 유흥업소나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등 방역 지침이 일부 느슨해진 여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유흥업소 종사자나 출입자들은 신원 확인이나 동선 파악이 더 어려워 방역이 제어 가능한 수준까지 가는데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가늠하기 힘들다.

또다시 고통과 인내의 순간이 눈앞에 왔다. 이달부터는 봄꽃 등으로 인해 야외활동이 더 활발해지는 시기이다. 특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는 주요 종교 행사와 부산시장 보궐선거 투표일이 걸려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집단발병 사태가 일단 생기면 이것이 잠잠해지는데 최대 한달 이상까지도 걸린다. 누적된 피로감으로 거리두기 강화를 반길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적인 모임 축소, 식당이나 주점의 영업시간 단축, 다중이용시설 출입 제한 등으로 인한 개인과 자영업자들의 불편과 불이익을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려면 모든 시민이 최대한 방역에 협조하고 준칙을 준수하는 길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