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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과학의 달, 4월을 보내며 /김병진

  • 김병진 (재)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
  •  |   입력 : 2021-05-03 19:10:34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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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1일은 과학의날이다. 과학의날은 1967년 과학기술처의 발족일을 기념하여 1968년에 제정하였으니 올해 54주년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과학의 날이 속한 4월을 과학의달이라 칭하기 시작했고 월초부터 과학축전과 같은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어 과학을 함께하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과학의날에는 그간 과학기술진흥에 몸 담아온 분들에 대한 정부포상을 통해 과학인들의 업적과 노력을 존중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전 지구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해 과학문화 행사 대부분이 취소 또는 연기되고, 비대면 행사로 전환되는 등 조용히 지나갔다. 우리 부산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년 봄 어린이들에게 과학의 싹을 심어주던 부산과학축전도 연기됐다. 7개월이 지난 같은해 11월에야 온라인 행사로 전환해 개최되었다. 올해는 10월에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개최 예정이라 하니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부산은 과학기술에 있어 꽤 역사적인 도시이다. 조선시대의 장영실이나 해방 직후 우장춘 박사 같은 분들의 업적이 태동된 곳일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중에도 한국물리학회와 대한조선학회 같은 학술단체가 창립된 도시이기도 하다. 과학문화 확산에 있어서는 가장 모범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2005년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과학문화도시’를 선포한 부산은 2002년 첫걸음을 디딘 부산과학축전을 20년 동안 이어오고 있으며 연중 곳곳에서 과학교실이 열리고 있다.

부산의 과학문화 확산이 모범적이라 하는 이유는 그 바탕에 민간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산의 과학기술 진흥과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2004년 민간이 주도하여 창립한 부산과학기술협의회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례이다. 부산과기협은 동남권 국립과학관 건립을 위한 100만 명 서명운동을 펼쳐 국립부산과학관을 유치하는 데 앞장서고 다양한 과학 체험 및 교육 행사를 끊임없이 펼쳐 오고 있다. 민간이 앞장서서 시민에 필요한 과학환경을 조성하고 삶의 즐거움으로 이어갈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역 과학문화 생태계 구축을 위해 작년부터 시행 중인 과학문화 지역거점센터 10곳은 대부분 공공기관이거나 대학이지만 부산만이 유일하게 민간 사단법인인 부산과기협이 지정받은 것은 그간의 민간 주도 지역 과학문화 확산에 대한 노력과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민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이 과학을 대하는 인식의 변화는 더딘 것 같다. 현재 우리의 과학교육은 과학적 지식의 주입에 머물고 있다.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것은 과학기술 결과물의 주입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과를 얻어가는 과정 속에서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를 위한 틀을 만들어 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 교육은 과정이 없는 결과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어린이의 장래 희망이 과학자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오래된 이야기가 되었다. 또 각급 학교마다 과학을 포기하는 과포자가 늘어나고 있다. 모두가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과학적 사고와 행동체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과학 혐오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은 심히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제부터라도 과학에 대한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내 아이가 건강한 사고 체계를 지닌 미래 주역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과학 점수가 아닌 탐구력과 과정의 중요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또 나 자신이 유사과학에 빠지지 않고 급변하는 기술환경 속에서도 건강한 주체로 살아가고 싶다면 생활 속에서 과학과 만나고 경험하는 기회를 늘려야 할 것이다. 다행히 과학의 달, 4월은 지나갔지만 10월 부산과학축전이 열릴 때 까지 매월 다양한 과학행사가 이어진다고 하니 코로나의 답답함을 과학으로 풀어갈 기회로 삼길 기대해 본다.

(재)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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