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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별에서 온 우리 /박나리

  • 박나리 용인고 과학 교사
  •  |   입력 : 2021-05-10 19:13:44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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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말부터 2014년 상반기에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 중에 ‘별에서 온 그대’라는 작품이 있었다. 외계 생명체 탐사 수업을 할 때 드라마 제목을 잘못 지은 게 아니냐고 학생들에게 묻곤 했다. 과학에서 별은 수소 핵 융합 반응으로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이므로 표면온도가 높아 생명체가 살 수 없다. 태양계에서 유일한 별인 태양도 표면온도가 6000℃쯤 되기 때문에 실제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천체는 별이 아니라 별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이어야 한다. 외계 생명체 탐사 역시 생명 가능 지대에 위치한 행성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럼 별에서 왔다는 게 정말 틀린 말일까?

우주는 138억 년 쯤 전에 빅뱅(대폭발)으로 시작돼 쿼크와 전자 같은 기본입자가 만들어지고 기본입자들이 결합해 양성자(수소원자핵)와 중성자를 형성했다. 양성자와 중성자는 핵융합으로 헬륨 원자핵을 형성했고, 리튬과 같은 가벼운 원자핵도 극미량으로 생성됐다. 우주가 점점 팽창하면서 온도가 낮아져 더는 핵융합이 일어나지 못하고 우주에는 수소와 헬륨이 3:1 의 질량비를 이룬 상태였다. 그 이후 수소와 헬륨이 모여 우주의 구름인 성운을 형성하고 이 성운이 중력에 의해 중심으로 모여들며 중력 수축을 일으키면 내부의 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며 밝아진다. 중심 온도가 1000만℃ 이상이 되면 수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며 스스로 빛을 내는 별, 주계열성이 된다. 별이 일생 동안 가장 오래 머무는 단계가 바로 주계열성이며 주계열에 이르면 내부 온도에 의한 압력과 중심 방향의 중력이 평형을 이뤄 크기가 더 변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된다. 별의 중심부에 있는 수소가 핵융합 반응으로 모두 헬륨이 되면 별의 균형이 깨어지며 주계열이 끝나고 진화를 한다.

별의 질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진화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하는데 비교적 가벼운 별은 중심핵이 다시 수축하여 온도가 올라가고 그로 인해 중심핵 외각의 수소핵 융합 반응으로 별의 부피가 커지면서 적색 거성으로 진화한다. 헬륨으로 이루어진 중심핵의 온도가 오르면 핵 융합반응에 의해 탄소와 산소가 만들어지고, 중심핵의 헬륨이 모두 탄소와 산소로 변하면 다시 중심핵은 수축하며 온도가 오르고 외각의 헬륨과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며 별은 더 커지게 되면서 중심핵은 백색왜성으로 외각은 행성상 성운으로 흩어지게 된다. 백색왜성은 차츰 식어가며 죽어가기도 하지만 주변의 별로부터 물질을 공급받아 질량이 커지면 Ⅰa형 초신성으로 폭발하기도 하며 많은 양의 규소, 철과 같은 중원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무거운 별일수록 중심핵에서 더 많은 단계의 핵융합반응이 일어나서 규소 네온 등 더 무거운 원소를 합성할 수 있고 질량이 아주 큰 별들은 중심핵에서 철을 합성해 낼 수 있다. 이런 질량이 큰 별들은 초신성 폭발을 통해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합성해 내며 우주에 흩어지게 되고 중심부는 중성자 별이나 블랙홀이 되어 일생을 마무리한다. 행성상 성운이나 초신성 폭발을 통해 흩어진 원소들은 성간물질이 되어 성운으로 뭉쳐지고 또 다른 별을 만들면서 순환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우리가 아는 다양한 원소들이 만들어져 나오게 된 것이다.

우리가 생명의 기원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탄소 질소 등의 원소들은 별이 일생에 걸쳐 원자핵융합 반응으로 합성하고 별이 죽어가며 우주 공간에 흩뿌려 놓은 것이다. 별에서 만들어져 나오고 별의 일부였던 원소들이 지구를 만들고 생명체를 만들었으며 결국에는 나를 만들었을 것이다. 별에서 온 우리.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실제로 쓰여 있는 표현이다. 별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보듯이 우리는 모두가 별의 일부였고 누구나 다 별에서 온 것이라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1년 365일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부모와 형제, 아이들과 이웃들, 우리는 모두 귀하고 소중하며 존재만으로도 반짝이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가 노력해서 더 이상 마음 아픈 사건 사고가 없었으면 좋겠다.

용인고 과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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