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2일 미국 의회에서 ‘고기’와 관련된 의미 있는 법안 하나가 이슈화 되었다. ‘진짜’ 고기와 우유, 치즈 등이 포함되지 않은 상품을 ‘고기’ 또는 ‘유제품’으로 분류 및 명기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위스콘신주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최근 대체 단백질 식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 동물에서 유래한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화학실험실과 공장에서 생산된 세포 배양물 등을 사용한 가공식품들이 진짜 고기처럼 유통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식재료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시쳇말로 “먹는 것으로 장난치지 말라”는 소비자들의 강한 의지가 결실을 맺은 셈이다.

요즘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화학실험실에서 배양한 단백질이 자연식품인 고기보다 건강에 유익할 것이라는 막연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식품으로서 안전성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실험적인 단계인데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고기와 다름없다고 소개하는 글들을 보면 그만큼 소비자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진품’ 근처에는 항상 진품을 흉내 내는 ‘짝퉁’과 그 아류들이 유행하지만 식재료에서 조차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동물성 자연식품인 고기 맛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훌륭한 식재료다. 고기 맛을 낸 가공식품들이 ‘고기’라는 명칭을 사용하려고 애쓰는 것은, 자연에서 유래한 고기가 안전하고 맛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고기 맛을 모방한 가공식품과 화학실험실에서 화학적 반응을 조작해서 배양한 단백질 조각들에 ‘고기’라는 명칭을 붙여 소비자를 현혹하려는 식재료에 대해서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루드비히 포이어바흐는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 몸이다”고 말했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그래서 ‘진짜’와 ‘가짜’는 명확하게 구분돼 소비되어야만 한다. 우리 몸이 가짜로 형성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자연에서 유래한 진짜 안전한 식재료를 원한다.

최근 한국 정부에서 배양육에 대한 연구개발에 투자한 규모는 2020년 기준 15억3000여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최윤재 명예교수는 “근육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소위 배양육은 화학물질이 들어간 배양액으로 만들어진 배양 화학물질로 엄밀한 의미에서 고기라고 칭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지난해 12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배양 단백질을 생산하는 각종 설비에 들어가는 에너지 사용량이 같은 양의 소고기를 얻는 것과 비교해 30%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가축을 기르면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가짜 고기(배양육) 생산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것과 배치되는 연구 결과여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양육 생산 연구자들은 가축사육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동물권 운동가들은 인조 고기와 배양육은 가축을 도축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육식이 비윤리적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육식을 하지 않는다면 가축들이 자유를 얻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인류는 과거로부터 오랜 세월 가축을 기르고 육식을 했다. 그러므로 육식에 대한 윤리성을 논하기보다 가축을 기를 때 처우를 개선하는 것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지금보다 위생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가축을 보살피고 기르는 것이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방향일 것이다. 그래야만 진짜 고기와 가짜의 차이가 분명해진다.

부경양돈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