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은 더욱더 그러하다. 최근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 내 한 중소제조업체 사장님은 주52시간제 적용과 내년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더해 외국인력 입국 제한으로 인력난이 무척이나 심각해 휴·폐업까지 고려 중이라고 한다.

대다수 중소기업에 인력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중소기업은 코로나19 이전에도 구인난에 시달렸고, 기피 업종은 근로자를 구하지 못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해 사업을 근근이 운영해왔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매년 4만 명 규모의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해(고용허가제, E-9비자) 구인난을 해결해 왔던 중소 제조업체들은 총 쿼터의 10%만 입국해 인력난을 겪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총 3496명에 불과하다. 외국인 근로자 체류 인원 또한 체류 기간 만료 및 대체인력 미충원으로 2019년 말 27만7000여 명에서 올해 8월 21만9000여 명으로 5만8000여 명 감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9월 외국인 근로자 활용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계 인력 현황 및 2022년 외국인 근로자 수요조사’ 결과, 792개사 중 92.1%가 인력 부족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이전(2019년) 생산량을 100으로 가정할 때 2020년 84.2%, 2021년 84.3%, 2022년 91.0%로 전망해, 내년까지도 인력난에 따른 생산 타격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고용허가제를 통한 외국인 근로자는 제조업과 3D 업종의 중소기업 등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대기업은 불가하다. 더구나 올 7월부터 주52시간제가 50인 미만 중소기업에도 적용돼 인력난이 더욱더 심각해진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마저 제때 충원되지 않는다면, 일감이 있어도 생산인력 부족으로 차질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심한 경우 제품 수주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해 기업이 존폐 위기로 몰릴 수 있다.

중소기업인의 입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운영에 대해 제언 드리자면, 외국인 근로자 도입 쿼터 확대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앞서 인용한 조사에서 응답업체의 65%가 코로나19 이전 연간 4만 명 수준인 제조업 분야 외국인 근로자 도입 쿼터를 내년에는 5만 명 이상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52시간제 시행 등으로 인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는 입국 전후 4회의 코로나 검사와 2주간의 자가 격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백신 접종 후 입국하는 근로자 비율도 증가 추세다. 위와 같은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외국인력 입국 확대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행인 점은 최근 정부가 입국 전 외교부 지정 의료기관에서 PCR 검사 음성판정, 백신접종, 시설 자가격리(2주)를 조건으로, 현 입국 허용국가를 6개국에서 원래의 16개국 전체로 확대하고 일 100명, 주 600명으로 제한된 도입 인원도 폐지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 입국 정상화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백신접종 근로자의 자가격리는 1인 1실에서 2인 1실로 완화를 고려해, 수용가능 인원이 배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력 송출 국가가 현지 코로나 사정 등으로 기존 16개국에서 6개국만 허용됐었다.

대책이 실행된다면 외국인 근로자 입국 제한으로 인력난에 시달리던 중소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입국 허용 국가 확대에 따라 생산속도 회복 또한 예상된다.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나친 규제가 찬물을 끼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고용의 83%를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으로 문 닫지 않고 경기회복에 앞장설 수 있도록 정부의 세심한 지원을 기대해 본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중소기업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