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살기 좋은 도시’, ‘부산은 매력적인 도시’, ‘어린이는 미래의 자산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슬로건이다. 하지만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천과 실행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난해 10월 부산시는 ‘부산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7000억 원을 투자해 15분 생활권 내에 공간 이름 ‘들락날락’ 500곳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산시청 1층 로비에 조성한 1호점을 시작으로 시범으로 선보이는 11곳이 6, 7월 차례로 문을 연다. 또 올해 신규 사업으로 상반기에 17곳이 선정됐고 하반기에 29곳을 추가로 공모할 예정이다.

추진 방향은 아동친화적 도서관, 디지털 콘텐츠 체험·영어학습 및 문화·예술·디지털 교육, 가족친화 공간 조성 등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대를 반영한 디지털 온라인 콘텐츠 프로그램 도입과 오프라인 교육을 위한 지역예술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부산의 건강한 미래로 성장하기 위한 아동 및 부모 심리상담 역할도 할 것이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진행 방향을 살펴보면, 첫 번째로 디지털 콘텐츠 부분에서는 지난 2월 EBS(한국교육방송공사)와 MOU를 통해 EBS가 가진 다양한 교육문화 콘텐츠 및 캐릭터 활용에 관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파주시와 EBS의 협업으로 성공을 거둔 ‘파주놀이구름’을 뛰어넘는 부산만의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이 건립되면 부산 울산 경남의 이용객들뿐만 아니라 부산을 방문하는 관광객까지 찾게 되는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오프라인 교육을 담당할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부산문화재단의 참여로 지역예술가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예술교육은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의 지속성을 담보하며, 지역 예술가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일자리를 제공해 문화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문화재단은 지난해 폐교를 문화예술교육 실험공간으로 활용해, 기후와 공동체 위기 등을 예술로 체험하고 교육하는 ‘소행성 42PX+5h’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에서 초등학생들은 폐교를 직접 찾아 예술가들이 만든 창의적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또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예술이란 영역을 활용해 쉽게 이해하고 깨닫게 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특히 500곳이 조성되는 어린이복합문화공간에서 이뤄질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각 지역 공간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실험공간이 필요하다. 부산문화재단의 참여는 사업의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청년, 지역의 훌륭한 인재로 자라나기 위한 백신 역할을 할 아동심리,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지역 대학의 참여로 아동심리 전문가를 활용한 운영지원단을 구성해 아동심리뿐만 아니라 부모상담까지 진행한다.

또한 디지털 전문 강사와 서포터즈를 상시 배치해 디지털 배움터의 기능도 담당한다. VR/AR 코딩 메타버스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기 위한 교육도 실시할 것이다. 무엇보다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어린이복합문화공간의 프로그램 통합관리·운영 시스템 구축, 총괄관리로 부산만의 특화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여러 기관과의 협업은 ‘아이들을 위한 선한 마음’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부산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장려 정책과 시책을 만들었다. 예전에는 ‘출산율’을 지표로 삼았으나 최근에는 인구를 늘리기보다 ‘삶의 질 개선’ 쪽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15분 생활권 내 어린이와 부모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면 삶에 소소한 재미가 될 것이다. 그 재미는 아이에게 변화와 가능성 다양함을 줄 것이고, 부모에게는 휴식과 여유 미소로 돌아올 것이다.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의 시작은 선한 마음의 작은 날갯짓이었지만, 효과는 부산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장수현 부산시 행사기획협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