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재난안전산업 기반 조성과 관련 기업 육성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재난안전산업진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최근 재난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관련 기술, 제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를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재난안전산업이 성장할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부산은 전국에서 초고층 빌딩이 가장 많고, 전체 면적의 70%가 산지이며 해안을 끼고 있어 교량 터널 고지대 주거지 등 재난환경 요인이 매우 취약하다. 이에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재난안전 조례 제정과 재난안전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재난안전산업 육성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관련 기업 716개를 발굴했고, 재난 관련 학과 학생 관련 기관 10개가 분포된 ‘부산산업안전존(BSI-Zone)’을 지정하는 등 다양한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또 부산에 한국재난안전산업기술연구조합이 설립돼 기업 대학 연구소 유관기관 등과 연계해 재난안전산업 육성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60여 개 회원사를 기반으로 향후 법령 시행과 함께 재난안전산업협회 설립을 준비하며 기술개발 및 기업 지원 관련 사업을 발굴 중이다.

재난안전산업진흥법은 재난안전산업 육성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재난안전 연구개발 지원과 우수한 기술·제품 사업화 지원, 해외시장 진출 지원, 공동이익을 위한 협회 설립 등 근거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은 다른 지역보다 선제적으로 재난안전산업 육성에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첨단산업 융합과 기술협력거점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

그래서 재난안전산업 육성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재난안전산업 관련 기업의 복합적 기능 입지 공간 확보를 위해 재난안전산업 진흥단지 조성과 진흥시설 확보가 필요하다. 재난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협업하며 상생할 수 있는 거점과 시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재난안전산업은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과 첨단산업이 융합되어 있기에 기술협력을 위한 시설 및 장비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부산테크노파크가 추진하는 부산재난안전산업지원센터의 빠른 준공과 관련 산업 지원을 위한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

셋째, 부산에 재난안전산업협회 설립과 유치가 필요하다. 협회의 기능 중 재난안전 제품과 재난안전 신기술 인증 부분이 있어 부산에 이를 유치하면 지역 기업에 근접 지원이 가능하며, 관련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재난안전 창업기업 육성을 위해 기업 대학 연구소 유관기관 등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기술과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공간 조성 및 재난안전 네트워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 부산은 지리적으로 산 바다 강이 있고, 반경 30km 이내에 원자력발전소가 운영 중이다. 또 매년 태풍과 폭우로 인해 강이 범람하고 산비탈 옹벽이 무너지는 등 재난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재난안전산업진흥법을 계기로 재난안전산업 육성에 나서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한 도시’가 되길 바란다.